
베트남 정부가 현재 분산되어 운영 중인 긴급 신고 전화번호 113(치안), 114(화재·구조), 115(의료 급급)를 ‘113’ 하나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전국 어디서나 113 번호 하나만으로 모든 긴급 상황을 신고하고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합 대응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오는 3분기부터 본격 도입될 예정인 통합 113 시스템은 치안뿐만 아니라 병원 밖 응급 의료 상황까지 모두 접수하고 분류하여 현장에 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전까지는 사고 종류에 따라 번호를 따로 기억해야 했으나, 통합 이후에는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기관 간 협업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이번 통합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전국 34개 성·시 경찰 지휘통제센터를 중심으로 113, 114, 115 번호를 통합 운영한다. 이어 6개월에서 1년 정도 운영 성과를 평가한 뒤, 2단계에서 ‘국가 113 통합 센터’를 설립하고 향후 아동 보호(111) 등 다른 긴급 번호까지 추가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접수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분류하고 전자 건강 기록부와 연동해 최적의 의료 기관으로 이송을 돕는다.
이번 개편은 베트남의 취약한 응급 의료(병원 밖 급급) 현실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연간 약 22만 건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지만, ‘골든타임’인 4.5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는 비율은 23.2%에 불과하다. 전문 구급차를 이용하는 비율도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짠 반 투언(Tran Van Thuấn) 보건부 차관은 “사고 현장에서의 빠른 대처와 유기적인 협조가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를 만든다”며 통합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6~2030년 계획을 통해 인구 10만 명당 최소 1대의 구급차를 확보하고(현재 0.2대 수준), 경찰과 승무원, 학생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응급처치 교육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도시 지역은 반경 3km, 농촌 지역은 6km 이내에 응급 구조팀을 배치하고, 소방 인력과 의료 인력을 결합해 현장 접근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AI 시스템을 활용한 실시간 교통 제어로 구급차의 통행 우선권을 확보하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혁신도 병행될 예정이다. 이번 통합 113 시스템 구축이 베트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사회안전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