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의 신흥시장(Emerging Market) 승격 확정 소식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가 맞물리며 베트남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폭등장을 연출했다. 9일 호찌민 증권거래소(HOSE)에 따르면, 전날 VN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포인트(4.71%) 급등한 1,756.55로 마감하며 역대 최대 점수 상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래대금 역시 35조 동(한화 약 1조 9,000억 원)에 육박하며 대기 자금의 강력한 유입을 증명했다.
이번 폭등은 FTSE 러셀의 지수 편입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시장으로 승격됐던 국가들의 사례를 들어 베트남 증시의 중장기적인 우상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SSI 리서치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승격 국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뉴스에 팔자’는 심리로 인해 조정을 거치기도 했으나, 중기적으로는 3년 내 20~50%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자금 유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부이 반 휘(Bui Van Huy) FIDT 부이사는 “승격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글로벌 방어 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 지수 편입이 이뤄지는 오는 9월 초반에는 약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승격 이후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50억~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베트남으로 흘러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베트남 자본시장의 성숙도와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드래곤 캐피털(Dragon Capital) 등 대형 운용사들은 베트남의 견고한 거시 경제 지표와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다른 신흥국 대비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당 청 뚱(Dang Thanh Tung) 수석 이사는 “국제적 경험을 볼 때 경제 기반이 급격히 변하지 않더라도 지수 편입 자체만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가 많다”며 “베트남처럼 고성장을 유지하는 국가의 경우 상승 폭은 퍼센트 단위를 넘어 배수 단위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