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이 이란 항구로 향하던 민간 화물선을 저지하기 위해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해 선박을 무력화했다. 이번 사건은 미군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를 본격적으로 재개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된다.
8일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군 당국은 지난달 29일 오만만 국제 수역을 항해하던 감비아 국적의 화물선 ‘리안 스타(Lian Star)’호를 포착하고 20차례 이상 경고 방송을 보냈다. 미군은 해당 선박이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 함으로써 미군의 해상 봉쇄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화물선 선원들이 미군의 경로 변경 요구에 불응하고 운항을 강행하자, 미군 전투기가 즉각 출격해 선박의 기관실을 겨냥해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부사령부는 미사일 피격 이후 해당 화물선이 동력을 잃고 표류 중이며, 더 이상 이란 방향으로 항해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번 작전에 동원된 미군 기종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미군 당국자는 현재 리안 스타호가 오만만 일대에서 표류 중이며, 미군 지상 병력이 해당 선박에 직접 승선하거나 나포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사건이 이란 항구를 겨냥한 해상 봉쇄 작전 도입 이후 여섯 번째로 선박을 차단한 사례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총 5척의 선박이 미군의 공격으로 무력화됐고, 1척은 조사를 받은 뒤 항해를 재개했다. 또한 봉쇄령 집행 과정에서 이란으로 향하던 총 116척의 화물선이 미군의 강제 조치로 침로를 변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영공을 침범해 적대적 행위를 시도하려던 미군의 MQ-1 프레데터 무인공격기(UAV) 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양국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매설한 수뢰를 전면 제거하고 해당 수로의 봉쇄를 풀며 고농축 우라늄 처리에 협조할 경우, 미국 역시 해상 봉쇄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다고 전격 선언했다.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공급량의 약 20퍼센트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은 최근 무력 충돌 이후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이란 당국은 통항하는 상선들에게 사전 허가를 받거나 통행료를 내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미국, 이스라엘 등 적대국 관련 선박의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 해군은 지난 4월 13일부터 오만만 외곽에 함대를 배치하고 이란 항구에 입출항하거나 이란 측에 통행료를 지불하는 모든 화물선을 억류하겠다고 경고하며 해상 봉쇄를 집행해 왔다. 지난 4월 초 발효된 양측의 휴전 협정은 유지되고 있으나 휴전 60일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핵심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해,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양국의 긴장감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