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국민들이 과도한 에너지 섭취와 운동 부족 등 이른바 ‘부자 식습관’에 빠지면서 심혈관 질환과 암, 당뇨병 등 비전염성 질환(NCDs)이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부상했다. 7일 ‘전 국민 건강의 날’ 행사에서 다오 홍 란(Dao Hong Lan) 베트남 보건부 장관은 베트남의 질병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비전염성 질환이 전체 질병 부담의 약 80%를 차지하며 사망 원인 1위로 올라섰다고 경고했다.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성인의 약 25%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는 500만 명에 육박한다. 특히 과거 40대 이후에나 발병하던 당뇨병이 최근에는 청소년층에서도 빈발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다오 홍 란(Dao Hong Lan) 장관은 “고기를 많이 먹고 채소는 적게 먹으며, 짜게 먹는 식습관과 신체 활동 부족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베트남인의 식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7년 사이 가공식품 및 포장식품 소비량은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 식품에 포함된 과도한 설탕과 포화지방, 트랜스지방은 비만과 대사 장애의 주범으로 꼽힌다. 특히 베트남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8.1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의 두 배에 달하며, 당류 섭취 역시 하루 46.5g으로 안전 범위를 크게 벗어난 상태다.
황 티 덕 응안(Hoang Thi Duc Ngan) 국립영양연구소 과장은 “과도한 소금 섭취는 혈압을 높여 뇌졸중과 심장병의 일차적 위험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신장 혈관에 압력을 가해 만성 신장 질환까지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뿌리가 단순한 식품 선택을 넘어 ‘빨리 먹기’, ‘짜게 먹기’, ‘단 음료 즐기기’ 등 잘못된 생활 습관에 깊이 박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 광 후이(Vu Quang Huy) 중앙내분비병원 의사는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통곡물과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등 과학적인 생활 수칙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응우옌 티 타인(Nguyen Thi Thanh) 국회부의장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개인의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모든 국민이 평등하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질병 예방 및 건강보험 관련 법 체계를 완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향후 국민들의 영양 인식 개선과 신체 활동 장려를 위한 국가적 캠페인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