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떠나는 외국인들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대거 유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현지 보도와 동물 구호 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 두바이 시내 곳곳에는 주인에게 버려진 수천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출몰하고 있다. 특히 UAE 내 주요 공항과 석유 시설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으며 영공이 부분 폐쇄되자, 탈출을 서두르는 외국인들이 항공기 탑승이 불가능하거나 높은 운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거리나 사막에 방치하고 있다.
현재 K9 프렌즈 두바이(K9 Friends Dubai), 더 바킹 랏(The Barking Lot) 등 현지 유기 동물 보호소들은 밀려드는 동물들로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선 상태다. 구조 대원들은 평소보다 수백 마리나 많은 동물이 거리에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보호자들은 운송비를 아끼기 위해 건강한 반려동물을 안락사시킬 수 있는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오만 접경지나 가로등에 쇠사슬로 묶인 채 버려진 개들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동물들은 사막에 버려져 끝내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반려동물 유기 대란의 주원인으로는 천문학적인 운송비와 까다로운 검역 절차가 꼽힌다. 반려동물을 해외로 반출하려면 마이크로칩 삽입, 광견병 예방 접종, 여권 발급, 입국 허가 신청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수천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운송 업체 포썸 페츠(Pawsome Pets)는 최근 사흘간 운송 상담 요청이 평소보다 20배나 폭증했다고 밝혔다. UAE에 거주하는 영국인 약 1만 4,000명이 본국 외무부에 귀환 지원을 요청한 상태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엄격한 격리 규정이나 비용 문제로 반려동물을 남겨둔 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두바이 당국은 급증하는 유기 동물을 살리기 위해 공원에 AI 기반의 스마트 급식소(Ehsan Stations) 12개를 긴급 설치했다. 이 장치는 동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사료를 제공하며 길거리 동물의 생존을 돕는 임시 방편이 되고 있다. 동물 구조 조직 워 포즈(War Paws)의 루이스 헤이스티(Louise Hastie) 대표는 “UAE와 같은 부유한 국가에서 반려동물을 국경이나 거리에 버리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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