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킹만(베트남명 북부만)에서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이상 궤적을 그리던 제4호 태풍 ‘나라(Narra)’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가운데, 베트남 기상당국이 이 같은 매듭 모양의 태풍 궤적은 매우 희귀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 번 엠(Mai Văn Khiêm) 베트남 국립수리기상예보센터장은 태풍 나라가 지난 8월 21일 통킹만에 진입한 후 평균 시속 3~5km의 매우 느린 속도로 5~6일간 머무르며 회전 및 역방향 이동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보통 통킹만을 지나는 태풍이 1~2일 내에 상륙하거나 약화하는 것과 달리, 이번 태풍은 강풍(최대 풍속 8~9급, 순간 최대 11급)을 유지한 채 유례없이 오랫동안 맴돌았다는 설명이다.
기상당국은 이번 태풍의 기이한 움직임이 통킹만 주변의 약하고 복잡한 기류 환경과 다중 기상 시스템의 복합적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킹만에서 이처럼 맴돌며 매듭 모양(thắt nút)의 궤적을 그린 사례는 과거 8월 태풍 기록 중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며, 1994년 7월 태풍 5호(AMY)가 4일간 머문 사례 정도가 비교 대상으로 꼽힌다.
장기간 체류한 태풍의 영향으로 베트남 동북부 및 북중부 하천 일대에는 수일간 폭우와 홍수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태풍 나라가 25일 오후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으며, 향후 24시간 내 동북쪽으로 이동해 중국 레이저우(Lôi Châu)반도에 상륙한 뒤 순차적으로 소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5일 저녁부터 26일까지 베트남 북부 및 타인호아(Thanh Hóa)성 일대에는 15~35mm(일부 지역 8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