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49세 베트남 남성이 장기 기증을 통해 7명에게 새 삶과 희망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하노이 싼폴(Xanh Pôn) 종합병원에서 열린 세계 장기 기증의 날 행사에서 기증자의 여동생 응오 티 톰(Ngô Thị Thơm) 씨가 가족을 대표해 기증 경위를 전했다. 기증자는 홀로 대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던 가장으로, 지난 7월 중순 교통사고로 중증 뇌손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 고인의 뜻을 기려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싼폴 종합병원에서 적출된 장기는 전국의 환자들에게 신속히 전달됐다. 심장은 호찌민시 의약학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말기 심장부전을 앓던 15세 소년에게 이식됐으며, 간은 분할되어 베트남-독일 우호병원과 국립아동병원에서 성인 및 소아 환자에게 각각 이식됐다. 신장 2개는 싼폴 종합병원 내 환자들에게, 각막 2개는 동도(Đông Đô) 병원으로 전달됐다. 심장을 이식받은 15세 소년은 약 한 달간의 치료를 마치고 지난 11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행사에 참석한 쩐 번 퇀(Trần Văn Thuấn) 베트남 보건부 차관은 유가족의 숭고한 결단을 치하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베트남의 누적 장기 이식 건수는 약 1만 1,000건을 기록했으며, 2025년 한 해에만 사상 최대인 1,368건의 이식이 시행됐다. 보건부는 소아 환자의 장기 이식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본인 의사와 보호자 동의가 있을 경우 18세 미만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 번 헤(Đồng Văn Hệ) 국립장기이식조율센터 센터장은 2026년 들어 현재까지 전국에서 48명의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했으며, 전체 기증 중 뇌사자 비중이 기존 5% 미만에서 24.5%로 대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편 싼폴 종합병원은 현재까지 뇌사자 5명으로부터 장기를 전달받아 총 31명의 환자를 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