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이 중국이 고율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한국 등 전 세계 40여 개국을 거쳐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이른바 ‘그림자 환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1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은 이날 공개한 ‘거대한 환적 사기’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중국의 불법 환적 실태를 상세히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 수출업체들이 제3국을 경유해 간단한 조립·마감·재포장·라벨 변경 등을 거쳐 해당국 생산 제품으로 위장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현재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50%에 달한다.
백악관은 중국산 제품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체결국인 멕시코나 캐나다를 경유할 경우 관세율이 사실상 0%로 떨어지며, 일본·한국·유럽연합(EU)·베트남 등을 경유하더라도 관세 부담이 상당 폭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환적국들은 생산·가공·물류 중개자 역할을 하는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구조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불법 환적 규모는 연간 최대 3,030억 달러(약 43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로 인한 미국 측 관세 손실도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환적 단속 강화 방침도 함께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경기 반도체 벨트가 중국산 집적회로의 유통 경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목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불법 환적 위험국으로 거론된 핵심 근거 중 하나로, 백악관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2기 행정부 역시 중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국가 간 관세율 격차가 더욱 커졌다. 보고서는 이러한 격차가 불법 환적에 대한 유인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