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과 국가 차원의 기술 자립을 위한 ‘소버린 AI(Sovereign AI·주권형 인공지능)’ 도입 과정에서 데이터 보안, 법적 규제 준수, 시스템 운영 통제 등 3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24일 베트남 IT업계 및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베트남의 응우옌 반 푸엉(Nguyễn Văn Phương) 솔루션 아키텍트는 지난 22일 호찌민시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의 AI와 데이터 주권’ 세미나에 참석해 소버린 AI 구축의 필요성과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푸엉 아키텍트는 기업 리더의 4분의 3이 소버린 AI 도입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적 자율성은 신제품 개발과 경제적 경쟁력 확보의 기반이 되며, 국가적 차원에서는 안보 확보 및 문화적 정체성 보존에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 대형언어모델(LLM)에 의존할 경우 베트남어나 베트남 고유 문화에 대한 최적화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어, 독자적인 AI 기술 확보가 언어와 문화적 가치를 지키는 열쇠가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체 조직의 약 4분의 1만이 구체적인 실행 방향을 파악하고 있을 뿐, 대다수는 종합 전략이나 예산, 적합한 인프라 구축 방안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푸엉 아키텍트는 소버린 AI 구축 시 반드시 해결해야 할 3대 과제로 다음을 제시했다.
첫째는 데이터 보안 문제다. 국가 안보나 의료 등 핵심 산업의 데이터는 자산 가치가 매우 크다.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1이 사이버 공격을 최대 위험 요소로 꼽았으며, 사이버 보안 책임자의 약 50%가 AI 시스템을 겨냥한 공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가 조직의 절대적인 통제권 내에 머물도록 시스템을 초기부터 높은 보안 수준으로 설계해야 하며, 금융·의료·국방 분야의 핵심 데이터는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격리된 ‘에어갭(air-gapped)’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둘째는 법적 규제 준수 문제다. 베트남을 포함한 글로벌 차원에서 데이터 및 사이버 보안 관련 법규가 강화됨에 따라, 온프레미스(내부 데이터센터) 구축이나 전문 컨설팅을 통해 엄격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한다.
셋째는 AI 제어 및 운영 문제다. AI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입력 데이터 관리부터 학습(Training), 미세조정(Fine-tuning), 서비스 제공(Serving), 모니터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중앙에서 자동화 관리하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프로텍티파이(Data Protectify)의 안 찌뉴(An Trịnh) 데이터·AI 관리 담당자는 소버린 AI 도입 시 인간의 감독 부재로 인한 데이터 오삭제,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으로 인한 정보 오류, 데이터 유출에 따른 재정적 손실 등 3가지 위험 요소를 경고했다.
꽝쭝 소프트웨어 시티(QTSC) 사이버보안센터의 응우옌 타인 람(Nguyễn Thanh Lâm) 센터장은 AI 도입으로 Shadow AI(비공식 AI 사용), 프롬프트 주입(Prompt Injection), AI 에이전트의 권한 오남용 등 새로운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람 센터장은 데이터 통제, 모델 관리, 접근 권한 부여, 시스템 감사 등 4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한 AI 주권 모델 도입을 제안했다.
한편 베트남 과학기술부 부 황 푸엉(Bùi Hoàng Phương) 차관은 앞서 열린 행사를 통해 베트남이 2030년까지 동남아시아 3대 AI 연구·개발 선도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베트남 정부는 법적 프레임워크가 마련되는 대로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범용·기반 모델 등 핵심 기술의 자립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