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EDU HCM 2026 입구. 6월 4~7일 SECC A홀에서 열렸다.
게이트 안쪽으로 한국 창의교육 브랜드 놀작(NOLJAK) 부스가 보인다
사이공 전시컨벤션센터(SECC, Saigon Exhibition and Convention Center). 호찌민시 7군(Quận 7) 응우옌반린(Nguyễn Văn Linh) 대로변의 이 건물 A홀 입구에, 6월 4일 아침부터 보라색 LED 게이트가 환하게 켜졌다. ‘베트남 국제교육박람회 2026(Vietnam International Education Fair 2026·VIETEDU HCM 2026)’. 게이트 하단에는 주최사인 코엑스 (COEX)와 세게페어스 (SEGE Fairs)의 로고가 나란히 박혀 있었다. 호찌민에서만 세 번째로 열리는, 교육 한류가 응축된 나흘의 막이 오른 날이었다.
게이트를 지나 A홀 안으로 들어서자 로봇 모터 돌아가는 소리, 아이들이 코딩 블록을 두드리는 소리, 상담 부스에서 오가는 한국어와 베트남어가 한데 뒤섞였다. 개장 시각인 오전 10시 무렵인데도 입구는 이미 관람객으로 붐볐다. 기자가 전시 장을 직접 걸으며 ‘K-에듀’가 베트남 교육 시장을 파고드는 현장을 살펴봤다.
50여 개 브랜드·6개 국제학교… ‘3년차’ 교육박람회의 성장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VIETEDU HCM 2026에는 국내외 교육기관 50여 개사가 참가했고, 나흘간 3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국제유아교육, 외국어 교육, 역량 개발, 교육기술(EdTech), 교육 출판, 교구, 학습 지원 제품까지 현대 교육 생태계를 한자리에 펼쳐 보인 자리였다. 올해로 호찌민 개최 3년차를 맞으며 규모와 내실을 함께 키웠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같은 SECC에서는 마더·베이비 전문 전시회 ‘비엣베이비 (VIETBABY HCM 2026)’가 동시에 열려, 유아기 자녀를 둔 가족 관람객을 함께 끌어모았다.

눈길을 끈 것은 참가 구성이다. 이름은 ‘국제박람회’지만, 통로를 걷다 보면 한국계 브랜드와 한국식 교육 콘텐츠가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은 것부터가 한국 창의교육 브랜드 놀작(NOLJAK)의 대형 부스였다. 그 옆으로는 ‘Smart Creative Education Company’를 내건 펀앤플레이(FUN&PLAY Co., Ltd)의 F&P 부스가 자리했다.
EdTech·AI 전면에… ‘기술로 가르치는’ 한국 교육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뚜렷한 흐름은 교육기술(EdTech)과 인공지능(AI)이었다. 마인드엑스 테크&AI 스쿨(MindX Tech & AI School), 네오봇(NEOBOT), 씽킹플레이 싱글(Thinking Play Single), 사이언스 익스페리먼트 VR(Science Experiment VR), AI 멘탈케어 솔루션(AI Mental Care Solution), 블록토커(BlockTalker) 등이 AI와 기술을 접목한 학습 솔루션을 선보였다. 단순한 교구 전시를 넘어, 로봇·VR·AI가 실제 수업에 어떻게 들어오는지를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창의 교육 분야에서는 놀작 파인아트 (Noljak Fine Art), 꾸러미 (Kkurum-e), 워크시트 스튜디오 (Worksheet Studio), 비누키즈(Vinu Kids), 알랜드 (ARLAND) 등이 저마다의 교육 모델을 소개했고, 외국어 학습 분야에서는 리딩스타(ReadingStar)와 비바북 (VivaBook)이 부스를 차렸다. 교육 출판 쪽에서는 디티피북스 (Dtpbooks), 아람북스 (Arambooks), 제니(GENI), 앤디앤루이스(Andy & Louis), 메이크5(MAKE 5) 등이 학습 교재와 교육 콘텐츠를 내놨다. 한국에서도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중소·신생 교육 브랜드가 다수였지만, ‘한국식 교육’이라는 콘셉트 하나로 베트남 학부모의 발길을 붙드는 힘이 있었다.


한·베 학생이 겨룬 STEAM 대회… 교육으로 잇는 두 나라
이번 박람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베트남과 한국 학생이 함께 참가한 STEAM 페스티벌(STEAM Festival) 대회였다. 학생들이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 팀워크를 겨루는 경연이자, 서로 다른 두 나라 학생이 교육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어울리는 문화 교류의 장이기도 했다. 이 대회는 VIETEDU와 함께 추론(CHOORON), API 넥스트(API NEXT), 구글 에듀케이션 ATC(Google Education ATC), FPT 스쿨스(FPT Schools)가 공동 주관했다. 한국 학생과 베트남 학생이 한 팀을 이뤄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이 박람회가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양국 교육 교류의 무대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체험과 축제 사이… 온 가족이 즐긴 나흘
VIETEDU는 교육기관과 학부모를 잇는 상담의 장을 표방하지만, 현장은 온 가족이 즐기는 축제에 가까웠다. 나흘 내내 전문 워크숍과 부스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관람객은 새로운 교육 제품과 학습 도구, 교수법을 직접 만져보며 국내외 교육기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입구에서는 주최 측과 참가 기업이 준비한 입장 선물이 관람객을 맞았고, ‘비엣에듀 디스커버리(VIETEDU Discovery)’ 스탬프 수집 게임 같은 참여형 이벤트도 곳곳에서 열렸다.
동시 개최된 비엣베이비 구역에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한국관(Korea Pavilion)을 꾸려, 베트남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에 시장 연결의 창구를 제공하기도 했다. 교육과 육아, 소비재가 한 지붕 아래 모이면서, SECC 전체가 사실상 ‘한국 가족 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셈이다.


진지한 진학 상담과 떠들썩한 체험 이벤트, AI 교육 솔루션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풍경. 어찌 보면 이 박람회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베트남에서 ‘한국 교육’은 진지한 선택지인 동시에 즐거운 체험이고, 그 둘의 경계가 흐릿하다는 것. 교육 한류의 힘이 거기서 나온다는 것도 분명해 보였다. VIETEDU HCM 2026은 나흘간 3만 명이 넘는 발길로 그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