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세로 방공망 고갈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가 동맹국들의 무기 인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외교적 접근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나섰다.
14일 국제 안보 및 우크라이나 전황 종합 분석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1일 무기 공급 협정의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외교적 인사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원 패키지 발표부터 실제 인도까지 몇 주씩 소요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신속한 무기 수송을 보장하는 것이 외교관들의 핵심 책무라고 압박했다. 이러한 긴급 조치는 최근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감행된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러시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패트리엇 미사일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분석 속에서 나왔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의 전장 분석 전문가 후세인 알리예프 박사는 우크라이나가 무인기(UAV)나 순항미사일은 어느 정도 방어하고 있지만, 탄도미사일 요격에는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PAC-3) 재고가 부족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탄도미사일 사용 빈도를 대폭 늘렸다. 실제로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7월 초 두 차례의 공습을 통해 5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중 무려 92%가 요격망을 뚫고 목표물에 명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방공 무기 고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외교 라인의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단기간에 방공망의 구멍을 메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패트리엇 공급 물량이 극히 제한적인 데다, 유럽부터 아시아, 중동에 이르는 다수의 국가가 자국 방어용으로 이미 선주문을 완료해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의 패트리엇 미사일 생산을 승인했으나, 실질적인 전력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 평화연구및안보정책연구소의 티무르 카디셰프 연구원은 패트리엇 시스템이 엄격한 수출 통제를 받기 때문에 생산 승인에 따른 서류 작업과 행정 절차에만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외에 PAC-3(탄도미사일 요격용) 라이선스 생산 권한을 가진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독일에 항공기 및 순항미사일 격퇴용인 PAC-2의 생산 라이선스를 부여했으나, 첫 미사일 인도 예정 시기는 2027년으로 잡혀 있다. 게다가 PAC-2의 탄도미사일 요격 성공률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신형인 PAC-3 역시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30~50% 수준에 불과해 통상 미사일 1발당 2발의 요격 미사일을 동시 발사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보좌관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는 우크라이나가 자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더라도 핵심 부품을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며, 일부 하청업체의 부품 제조 주기는 최대 24개월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의 생산 승인은 장기적 여정의 시작일 뿐이며, 실제 우크라이나산 패트리엇 미사일이 전장에 배치되기까지는 수년의 세월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동맹국들을 상대로 한 조기 인도 압박 외교와 더불어, 러시아 내부의 미사일 제조 공장 및 발사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공세적 방어뿐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