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시에 저녁 퇴근 시간대를 겨냥한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 주요 도로가 거대한 강처럼 변하는 심각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하이테크 한인 상권 및 거주지가 밀집한 투득시 안카인(An Khánh·구 타오디엔) 지역의 교통이 마비되면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침수된 도로에서 넘어지는 등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16일 호찌민시 현지 주민 제보와 남부기상수문국 등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오후 5시께부터 호찌민시 전역에 거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안카인동 일대는 비가 내린 지 불과 30분 만에 배수 용량을 초과한 빗물이 고이면서 꾸억흐엉(Quốc Hương)길과 인근 이면 도로들이 전방위적으로 침수됐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호찌민 시립문화대학교 앞과 안화(An Hòa) 사찰 주변 구역은 성인 무릎 높이자 오토바이 바퀴 전체가 통째로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폭우가 하필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대인 러시 아워와 겹치면서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꾸억흐엉길 전체가 거대한 저수지처럼 변하자 수많은 오토바이의 엔진에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지는 차량이 속출했다. 시민들은 폭우 속에서 시동이 꺼진 오토바이를 붙잡고 침수된 도로를 수백 미터씩 걸어서 빠져나가야 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도저히 주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오토바이를 인도 위로 끌고 올라간 뒤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침수된 도로를 무리하게 통과하려는 대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속도를 내어 달릴 때마다 거대한 파도가 발생해 주변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덮쳤다. 이 과정에서 파도에 중심을 잃은 운전자들이 loạng choạng(루앙 추앙·비틀거리다)하며 도로 한복판에서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연이어 목격됐다.
현지 거주 중인 한 외국인 주민은 인터뷰에서 “매년 우기마다 침수가 반복되지만 퇴근길에 이렇게 오토바이가 물에 잠겨 꼼짝달싹 못 하게 될 때마다 정말 막막하다”며 “도심 배수 인프라의 가이드라인 개선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현지 소방 구조 당국에 따르면 폭우가 시작된 지 1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6시 30분까지도 꾸억흐엉길의 물이 빠지지 않아 차량 수백 대가 도로에 갇히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