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전만 해도 낚시 미끼나 싸구려 햄버거 패티로 쓰이던 코끼리조개(Geoduck)가 오늘날 랍스터보다 두 배나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고급 식재료로 등극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는 연간 5천500만 달러(약 750억 원) 규모의 산업을 형성할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15일 현지 해양 업계 등에 따르면,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코끼리조개는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특유의 기괴한 외형 때문에 어민들에게 외면받는 존재였다. 하지만 1970년대 말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에 소개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쫄깃하고 아삭한 식감을 선호하는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코끼리조개가 부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캐나다 BC주에서 채취되는 코끼리조개의 약 90%는 중국으로 수출된다. 시장 가격은 450g당 약 30달러 선으로, 미국 메인주 랍스터 가격의 두 배를 웃돈다.
코끼리조개가 이처럼 비싼 가격을 유지하는 데는 극한의 채취 과정이 한몫한다. 이 조개는 바다 밑바닥 개벌 깊숙이 몸을 숨기고 있어 기계 작업이 불가능하다. 잠수사들이 수십 미터 수심에서 고압 분무기로 모래를 헤친 뒤 일일이 손으로 뽑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잠수사들은 혈액 내 질소가 쌓여 발생하는 감압병(잠수병) 위험에 노출되며, 자칫 마비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생명 위협을 무릅써야 한다.
물류 비용 역시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신선도가 생명인 코끼리조개를 산 채로 중국 식탁까지 배달하기 위해 캐나다 채취 협회는 매년 700만 달러 이상을 콜드체인 시스템에 쏟아붓는다.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특수 트럭과 대륙 간 횡단 항공편이 동원되며, 운송 과정 중 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전량 폐기해야 하는 위험 부담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와 목숨을 건 채취 작업, 그리고 까다로운 항공 운송 비용이 결합하면서 코끼리조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해산물 중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