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노동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십 군데에 이력서(CV)를 제출하고도 연락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경제적 압박은 물론 자존감 하락과 방향성 상실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6개월째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응우옌 쩐 자 후이(23)씨는 매주 수십 곳에 지원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응답은 거의 없다. 그는 “동기들이 취업해 월급을 받는 모습을 보면 소외감을 느낀다”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20대 후반 구직자들 역시 사정은 비슷해,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취업에 난항을 겪으며 대인기피증까지 겪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구직자의 역량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엠스타 코프(Mstar Corp)의 팜 득 롱 총감독은 “신입의 경우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 경험과 구직자의 스펙 사이의 간극이 크고, 경력직은 자신의 성과를 CV에 효과적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든 기업에 똑같은 내용의 ‘붕어빵 CV’를 보내는 관행이 탈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호찌민시 직업교육협회의 쩐 안 뚜안 부회장은 이를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라고 정의했다. 그는 “구직자들이 단순히 스펙을 나열하기보다 구체적인 수치와 성과를 중심으로 기업의 니즈에 맞게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제목 미기재, 첨부파일 누락, 비전문적인 이메일 작성 등 기초적인 실수도 인사 담당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주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배우기 위한 공부’에서 ‘일하기 위한 공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어와 사무용 IT 능력 같은 하드 스킬은 물론, 비판적 사고와 적응력, 소통 능력 등 소프트 스킬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뚜안 부회장은 “전체 채용 기회의 약 70%는 온라인 지원이 아닌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발생한다”며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구직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에게 태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롱 총감독은 “이력서를 보내자마자 합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대기 기간을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면접에서 가장 큰 가산점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