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연료 가격 급등으로 항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인공위성 인터넷과 자체 소프트웨어 도입을 통해 운영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싱가포르(Singapore)에서 열린 아시아 항공 축제(Aviation Festival Asia)에 참석한 항공사 리더들은 연료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대안을 제시했다.
일본의 저비용 항공사인 집에어(Zipair)는 지난 2월 26일 자사 항공기에 스타링크(Starlink)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내에 무거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설치하는 대신 승객의 개인 기기로 콘텐츠를 직접 전송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통해 항공기 무게를 줄여 연료 소비를 낮추고 유지보수 비용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인도의 스파이스젯(SpiceJet)은 자회사 스파이스텍(SpiceTech)을 통해 고객 서비스 및 운영 시스템을 위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카말 힌고라니(Kamal Hingorani) 스파이스젯(SpiceJet) 고객책임자는 이 기술 도입으로 외부 기술 공급업체를 80%가량 줄여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동 지역 분쟁으로 인도-두바이(Dubai) 노선의 운항 횟수와 수익이 큰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비용 관리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캄보디아 에어아시아(AirAsia Cambodia)의 비소스 남(Vissoth Nam)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26일 토론에서 항공권 가격을 조정함과 동시에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언급했다. 인도 투자정보 및 신용평가 기구(ICRA)는 루피화 약세와 연료가 상승을 이유로 인도 항공 산업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3월 항공 연료가는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으며 4월에도 추가 상승이 예견된 상태다.
힌고라니(Hingorani) 책임자는 연료 할증료를 과도하게 높일 경우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연료비 상승분의 일부를 항공사가 직접 부담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항공 연료는 휘발유나 디젤보다 더 많은 원유가 투입되는 특성상 원유 수급 불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위기는 저비용 항공사뿐만 아니라 대형 항공사에도 전이되고 있다. 항공 분석 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지난 30일 하루에만 전 세계 항공편의 약 7%에 해당하는 7,049편이 취소되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현재 유럽, 아프리카, 남미의 국제 항공사들은 전례 없는 연료 부족과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운항 경로 중간에서 연료를 보급하는 비상 계획까지 수립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