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이 1986년 경제 개방 정책인 ‘도이머이(Doi Moi)’를 선포한 지 어느덧 40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계획경제 틀을 깨고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떠오른 베트남이 선진국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제도적 전환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트남 경제 정책 수립의 산증인인 한 전문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지난 40년의 과정을 국내 개혁과 대외 개방이라는 두 축의 평행 이동으로 정의하며, 특히 1986년은 새로운 모델이 완성된 시점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한 모델을 단호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심리적 변곡점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적인 경제적 돌파구로 1980년대 후반의 ‘콴 10(농업 생산물 책임제)’을 꼽으며, 이를 통해 가계가 독립된 생산 단위로 인정받으면서 베트남이 쌀 부족 국가에서 순식간에 세계적인 쌀 수출 강국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1990년대 초 진행된 배급제 전면 폐지와 사기업법 제정, 그리고 ‘수입만큼 지출한다’는 긴축 재정 정책이 오늘날 베트남 시장경제의 기틀을 닦았다고 덧붙였다.
제도 개혁의 가장 큰 성과로는 1999년 제정된 기업법을 언급하며, 이전까지 기업 설립이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혜적 성격이었다면 새 법은 법이 금지하지 않는 모든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현대적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과거 기업 하나를 세우는 데 최장 4년까지 걸리던 기간이 10일로 단축되고 서류 뭉치가 네 가지 간단한 양식으로 줄어든 것은 국민의 경제적 자유를 선언한 혁명적 사건이었으나, 이후 각종 전문 법률들이 이른바 ‘새끼 면허(Giấy phép con)’를 다시 만들어내며 개혁의 성과를 저해했던 시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결의안 68과 또 람 총비서의 행보는 제2의 도이머이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으로, 총비서가 직접 관리할 수 없다고 금지하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며 절차 중심의 사전 규제에서 결과 중심의 사후 관리로 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민간 경제가 이제 단순한 보조자가 아니라 국가 성장의 선봉대이자 독립 경제 건설의 핵심으로 격상됐다고 분석하면서도, 이러한 정책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부처 간의 이기주의와 이권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30년까지 기업 수 200만 개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달, 매년 실질적인 수치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규제 혁파는 단순히 서류상 수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느끼는 실질적 문턱을 낮추는 작업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규제는 누군가에게는 권력이자 이권이기에 스스로 포기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며, 최고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와 시민 사회의 감시가 결합할 때 비로소 베트남 경제가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인터뷰는 베트남이 직면한 제도적 과제와 미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며 현지 경제계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