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에 ‘전시 일상’이 자리 잡은 가운데, 이란을 어떻게 다룰지를 두고 걸프 지역 국가들 사이의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미군 증파와 이란의 추가 보복 예고가 맞물리면서 지역 내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이다.
현재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곳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아랍에미리트(UAE)다. UAE 당국은 단순한 휴전을 넘어 이란의 미사일 전력과 대리 세력(프록시) 문제를 완전히 뿌리 뽑는 ‘종국적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누라 알 카아비 UAE 외교부 국무장관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것은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바레인 역시 이란 정권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경 노선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오만과 카타르는 상대적으로 온건하거나 이해적인 태도를 보여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이란의 두바이·마나마·도하 공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유일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며 걸프 6개국 중 유일하게 이란 규탄 공동 성명 채택을 거부했다. 카타르 역시 “이란은 영원한 이웃”임을 강조하며 대화를 통한 공존 방안 모색을 촉구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도 한계치에 다다랐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 발전 시설을 타격할 경우 걸프 지역의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 석유 시설을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응해 미 국방부는 이미 배치된 5,000명의 병력 외에 추가로 1만 명의 지상군 투입을 검토 중이다. 특히 1971년부터 이란이 실점유 중인 아부무사 등 3개 섬을 둘러싼 영유권 분쟁지 인근에 미군이 배치될 경우 대규모 정면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쟁 발발 한 달 만에 인명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이란에서 약 1,900명, 레바논에서 1,142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과 이라크, 걸프 국가 등에서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 사망자도 13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상당 부분 파괴되었다는 미국 측 발표에도 불구하고, 다탄두 미사일 등을 동원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계속될 경우 걸프 지역 도시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