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마이 병원과 비엣득 병원 제2분원 건립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 동의 금품을 수수한 응우옌 티 킴 띠엔 전 보건부 장관이 ‘뇌물수수’가 아닌 ‘국가 자산 관리 위반’ 혐의로만 기소된 배경을 두고 법조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사정 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띠엔 전 장관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만한 구체적인 ‘대가성 합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응우옌 치엔 탕 전 보건부 중점의료사업국장은 건설사들로부터 낙찰가의 5%인 총 880억 동을 상납받아 띠엔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응우옌 치엔 탕 전 국장은 약 129억 동과 10만 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했으나, 띠엔 전 장관은 이 중 25억 동만 받았다고 반박했다. 이후 후임인 응우옌 흐우 뚜안 국장 역시 업체들로부터 120억 동을 받아 이 중 50억 동을 띠엔 전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띠엔 전 장관은 총 75억 동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부하 직원들로부터 해당 자금의 출처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응우옌 치엔 탕 전 국장과 응우옌 흐우 뚜안 전 국장은 뇌물수수와 국가 자산 관리 위반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베트남 법조계는 공직자가 단순히 돈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뇌물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베트남 형법상 뇌물수수는 특정 업무 처리를 대가로 사전에 이익을 주고받기로 약속한 경우에 성립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대가성 합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 반면 직권 남용이나 국가 자산 관리 위반은 대가성 합의는 불분명하더라도 공무를 수행하며 개인적 이익을 취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 적용된다. 띠엔 전 장관의 경우 돈을 받은 사실은 확인됐으나, 낙찰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거나 부하 직원들과 돈의 성격에 대해 사전에 모의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입증이 용이한 관리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베트남의 부패 사건에서는 금품 수수의 성격에 따라 죄명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과거 동나이성 병원 입찰 비리 사건에서도 사전 대가성이 입증된 인물들은 뇌물수수죄로 처벌받았으나, 합의 과정이 불분명한 일부 공직자들은 직권 남용 혐의만 적용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 기관이 돈을 ‘감사의 표시’나 ‘명절 선물’로 받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반박할 확실한 물증이 없을 때 이러한 법적 판단을 내린다고 전했다. 띠엔 전 장관은 뇌물죄는 피했으나 국가 자산에 8,000억 동 이상의 손실을 입힌 혐의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