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UN)이 춘분(春分)을 기념해 지정한 ‘세계 행복의 날(International Happiness Day)’인 3월 20일, 베트남이 세계 행복 지수 45위를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2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따르면 베트남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6.428점으로, 경제 규모 면에서 훨씬 앞서는 다수의 선진국을 제쳤다. 전문가들은 행복 수준이 소득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베트남의 순위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새로운 발전 지표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부탄(Bhutan)은 1970년대부터 국민총행복(GNH·Gross National Happiness) 개념을 국가 발전의 근간으로 삼아왔으며, 뉴질랜드(New Zealand)는 2019년부터 사회 복지 영향을 기준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웰빙 예산(Wellbeing Budget)’을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Finland)는 정부 신뢰도, 사회 복지, 자연환경, ‘족함을 아는’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8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베트남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정부 조직 간소화와 공공 서비스 디지털 전환을 포함한 제도 개혁, 다차원 빈곤 감축, 교육·의료 접근성 확대 정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6세 미만 아동 의료보험 지원, 무료 예방접종 확대, 공립학교 급식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이 정착되면서 육아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 기업들도 행복 지향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사이공하노이상업은행(SHB·Saigon-Hanoi Commercial Bank)은 32년간 ‘행복 은행(Happy Bank)’이라는 경영 철학 아래 인간과 문화를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SHB는 안지앙성(An Giang) 쌀 가공 공장에 1,000억 동(VND) 규모의 대출을 지원해 베트남 쌀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으며, 자이라이성(Gia Lai) 양쭝(Yang Trung) 풍력발전소에도 4,400억 동 이상의 신용을 공급해 연간 약 100만 메가와트시(MWh)의 청정 전력 생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당시에는 방역 지원 및 지역사회 프로그램에 1,500억 동 이상을 기부했으며, 속짱성(Soc Trang) 노후 주택 개선 사업에 100억 동을 지원하는 등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SHB는 향후 ‘행복 은행’ 구상을 지역사회 플랫폼으로 확장해,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쌓은 ‘행복 포인트’를 취약계층 지원으로 환원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행복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경제·교육·의료·문화·사회 안전망 등 구체적 정책의 총합에서 만들어진다”며, 베트남이 성장 지표와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발전 모델을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