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KPI(핵심성과지표) 압박이 시가총액 40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 규모의 거대 기업 수장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 유통 기업 모바일 월드(MWG)의 응우옌 득 타이 의장은 계열사인 신선식품 슈퍼마켓 체인 박호아싼(Bach Hoa Xanh)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연내 1,000개 신규 매장 출점이라는 파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호아싼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기준 전국의 매장 수는 총 2,783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6년 초부터 현재까지 224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음을 의미하며, 일평균 약 3개의 매장을 개장해야 하는 주주들과의 약속을 정확히 이행하고 있는 수치다. 이러한 속도가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박호아싼은 당초 목표했던 연내 1,000개 추가 출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MWG의 부 당 린 CEO는 지난 2월 투자자 회의에서 수년간의 구조조정 끝에 박호아싼의 승리 공식을 찾아냈다고 선언했다. 과거 남부 지역에 치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올해는 신규 매장의 30~40%를 중부와 북부 지역에 배치해 전국구 체인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부 지역의 경우 신규 매장의 손익분기점이 이전보다 낮아지는 등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 전망도 밝다. 박호아싼은 올해 MWG 전체 매출의 약 30%(55조 동), 이익의 약 20%(1조 8,000억 동)를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매장 역시 5~10%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공격적 확장은 향후 3년 내 추진될 박호아싼의 기업공개(IPO)와 독립 상장을 위한 포석이다.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누적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이익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MWG 경영진은 독립 상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조직의 비전인 매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