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시절 대출을 끼고 부동산에 뛰어들었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자들이 15%에 육박하는 고금리 폭탄을 맞고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특례 금리 기간이 끝나자마자 월 상환액이 배로 뛰면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산을 처분하려는 ‘눈물의 손절’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11일 현지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호찌민시 민풍 지역 투자자 투안 씨는 2023년 말 집값의 60%를 대출받아 산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초기 7%였던 금리가 최근 15%까지 치솟으며 월 상환액이 1,600만 동에서 3,300만 동으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그는 “팔리지 않으면 원가 이하로라도 가격을 낮춰야 할 판”이라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투득(Thu Duc)의 고급 아파트를 소유한 푹 씨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80억 동짜리 아파트를 사며 40%를 빌린 그의 월 상환액은 금리 변동 이후 5,000만 동에 육박하고 있다. 푹 씨는 “몇 달 더 이자를 버티다간 파산할 지경”이라며 “원금 회수만 된다면 몇 퍼센트 할인해서라도 넘기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찌민시 주요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이처럼 금융 압박을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시장에 가격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지인이나 전용 채널을 통해 은밀히 처분하는 ‘조용한 탈출’ 사례도 늘고 있으며, 급매물의 경우 최고가 대비 15%까지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의 지표는 이미 하락세가 뚜렷하다. 데이터 업체 바동산닷컴(Batdongsan.com)에 따르면,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2025년 말부터 주택 수요가 평균 17~20% 감소했으며 올해 1월에는 검색량이 전월 대비 28%나 급감했다. 특히 호찌민시 아파트 가격은 약 19% 하락했으며, DKRA 그룹은 금리 상승 여파로 신규 주문이 40~50% 줄었다고 분석했다. 신용평가기관 피인레이팅스(FiinRatings)는 2023~2025년 저금리(약 8%) 시기에 집중된 주택담보대출이 13~15%의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은행 시스템의 기본값(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 압박이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기성 자산에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 후인 투안 키엣 CBRE 베트남 이사는 “리조트, 콘도텔, 외곽 토지 등 유동성이 낮고 임대 수익이 제한적인 자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금리 변동기에 진입하는 대출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 정화 과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투기 세력이 퇴출되는 대신 장기 자본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에 대비해 부채 상환 능력을 재계산하고, 과도한 부채를 안은 자산은 조기에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