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국민 화장품’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토라카오(Thorakao)가 65년의 세월을 딛고 다시 한번 전성기 재현에 나섰다. 7일 현지 업계와 란하오(Lan Hao) 화장품 생산 유한회사(토라카오)에 따르면, 과거 베트남 남부 화장품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던 토라카오는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과 농촌 지역 공략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토라카오의 역사는 1950년대 후반 하 티 란 하오(Ha Thi Lan Hao) 여사가 설립한 작은 작업장에서 시작됐다. 1961년 정식 회사가 된 토라카오는 석고, 진주 등 동양의 천연 재료를 사용한 ‘진주 크림’이 큰 인기를 끌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란 하오 여사는 자녀들을 시장에 보내 일부러 자사 제품을 찾게 하는 독특한 ‘바람잡이’ 마케팅으로 상인들의 입고를 유도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1975년 이전까지 토라카오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태국, 한국군 등에게도 팔려나갈 만큼 동남아시아 최고 수준의 브랜드였다.
하지만 1975년 통일 이후 금수 조치로 인해 용기와 향료 수입이 막히면서 위기를 맞았다. 약 10년간의 긴 침체기 끝에 1980년대 후반 도이머이 정책의 바람을 타고 토라카오는 다시 기지개를 켰다. 현 회장인 후인 끼 쩐(Huynh Ky Tran) 박사는 1990년대 일본과 프랑스 기업들이 5,000만 달러(당시 기준 거액)에 인수 제안을 해왔으나, 가족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단칼에 거절했다. 다만 거대 다국적 기업들과의 자본력 싸움에서 밀리며 토라카오는 점차 도시에서 밀려나 농촌 지역의 가성비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최근 토라카오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현재 토라카오 매출의 80%는 농촌에서 발생하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출 이후 매일 5,000~9,000건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스테디셀러인 ‘심황 크림(Kem nghe)’은 한 달에 16,000개 이상, ‘보켓 샴푸(Dau goi bo ket)’는 7,500병 넘게 팔려나가고 있다. 쩐 회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현재의 두 배인 1,000억 동 이상으로 잡고, 저렴한 가격(10만 동 이하)과 천연 성분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젊은 세대의 습관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