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보건부가 아세안(ASEAN) 화장품 위원회의 금지 물질 추가 결정에 따라 시중에 유통 중인 화장품 291개 품목에 대한 판매 중단과 회수를 지시했다.
4일 베트남 의약품관리국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제42차 아세안 화장품 위원회 회의에서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Cyclotetrasiloxane)’과 ‘옥타메틸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Octamethylcyclotetrasiloxane)’ 등 일명 ‘D4’로 불리는 실리콘 화합물 두 종류를 화장품 금지 성분 목록에 추가하기로 만장일치 합의했다. 이에 따라 보건부는 해당 성분이 포함된 국산 및 수입 화장품 291종의 등록 증명서를 즉시 취소했다.
이번 회수 대상에는 유명 브랜드인 ‘폴라초이스(Paula’s Choice) 젠틀 터치 메이크업 리무버’와 ‘니티폰(Nitipon) 피지컬 선스크린 SPF50’ 등이 포함됐다. 특히 헤어 에센스나 로션 등 모발 관리 제품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부는 관련 기업들에 전국의 유통망에 즉시 통보하고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시킨 뒤 폐기 처분할 것을 명령했다.
화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D4 성분은 그동안 파운데이션, 립스틱, 자외선 차단제 등에 널리 쓰여왔다. 제품을 매끄럽게 펴 바를 수 있게 하고 즉각적인 윤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제 독성학 연구를 통해 D4가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생식 능력을 저하시키며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물질임이 드러났다. 유럽연합(EU)은 이미 해당 성분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또한 D4는 생분해되지 않고 생물 농축률이 높아 생태계에도 위협이 된다. 세안이나 샴푸 후 하수 시스템을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간 화학 물질은 수생 생물의 지방 조직에 축적되며,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올 위험이 크다. 아세안의 이번 조치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국제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의 소비처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로 풀이된다.
의약품관리국은 각 시·도 보건국에 회수 과정을 직접 감독하고 규정을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 엄중히 처벌할 것을 지시했다. 당국은 소비자들에게 해당 제품의 구매와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공급처에 반품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