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오늘날에도 많은 5성급 호텔이 욕실 내 유선 전화기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 ‘근대적 편의시설의 정점’으로 통했던 욕실 전화기는 단순한 장식 이상의 목적을 지니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호텔 업계에 따르면, 1980~90년대 욕실 전화기는 욕조 위 TV 설치와 마찬가지로 최고급 호텔임을 증명하는 필수 요소였다. 비록 모바일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그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 기기가 유지되어야 할 ‘매우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안전’이다.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 인근의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대규모 리모델링 후에도 욕실 전화기를 유지한 이유에 대해 “욕실은 호텔 내에서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라며 “비상시 투숙객이 즉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신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끄러짐이나 갑작스러운 신체 이상 발생 시, 손이 닿는 위치에 있는 전화기는 생명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24시간 제공되는 컨시어지 서비스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투숙객은 욕실에서도 언제든지 필요한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는 고급 호텔이 추구하는 ‘세심한 디테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텔 등급 심사 기준에서도 이 전화기는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영국의 자동차 협회(AA)는 현재 등급 심사 기준에서 욕실 전화기를 필수 항목으로 두지는 않지만, 5성급 호텔에 대해서는 여전히 “광범위하고 고급스러운 욕실 비품과 액세서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4~5성급 호텔은 욕실 전화기를 차별화된 서비스의 상징으로 유지하고 있다.
일부 호텔은 위생과 실용성을 이유로 이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명망 있는 호텔들은 ‘럭셔리의 유산’이자 ‘보안 수단’으로서 이를 보존하고 있다.
글로벌모바일통신연합(GSMA)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지만, 럭셔리 호텔 업계에서 욕실 전화기는 여전히 고품격 서비스와 투숙객의 안전을 상징하는 영구적인 편의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