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2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규제’라는 강력한 중력에 묶여 있다. 대출 문턱은 높아졌고, 자금 출처 소명은 현미경 검증을 방불케 한다.
자본은 본능적으로 흐를 곳을 찾기 마련이고, 그 물길이 향하는 곳은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이다.
하지만 베트남행 티켓을 끊기 전, 우리는 감정이 아닌 ‘숫자’가 말하는 진실을 먼저 읽어야 한다.
베트남 건설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7월부터 2023년까지 3,053명의 외국인이 베트남 부동산을 매입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90% 이상이 아파트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지역별로는 하노이(Hà Nội)에 1,765호, 호치민에 850호가 쏠렸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트남 전역이 아닌, 환금성이 보장된 대도시 핵심 지역의 ‘아파트’만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데이터다.
한국 투자자들은 흔히 베트남의 연 8%대 경제 성장률과 19만 명에 달하는 교민 사회, 그리고 누적 946억 달러라는 한국의 막대한 투자 규모를 보며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하지만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성장률이라는 거시 지표에 취해 미시적인 ‘룰’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는 외국인이 넘을 수 없는 명확한 선이 존재한다. 아파트 한 동(棟) 당 외국인 소유는 최대 30%로 제한되며, 빌라나 타운하우스는 동 단위 합산 250호를 넘길 수 없다.
소유 기간 또한 영구적인 한국과 달리 50년(최장 100년)이라는 기한이 정해져 있다. 즉, 우리가 사는 것은 ‘땅’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 동안의 ‘공간 이용권’에 가깝다는 냉정한 인식이 필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해 보면, 베트남은 ‘단타’로 수익을 내고 빠지는 시장이 아니다. 한국과 달리 행정 절차의 속도가 더디고, 외국인 물량을 받아줄 내수 시장의 구매력이 아직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베트남 부동산 투자는 ‘규제를 피한 도피처’가 아니라,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이성적 선택지’여야 한다.
3,053건이라는 누적 매수 수치는 시장이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지, 수익을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아니다.
지금 베트남 부동산을 주목하는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운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다.
‘30% 쿼터’ 안에서, ‘90%의 아파트 선호도’를 뚫고, 내가 산 매물을 받아줄 다음 매수자가 누구인지까지 계산기를 두드려본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다.
규제에 등 떠밀려 가는 투자는 필패(必敗)다. 오직 철저한 분석만이 낯선 땅에서의 생존을 담보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