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친환경·문화융합으로 무장한 한국 식품산업, 글로벌 메인스트림 진입
-라면 15억弗 돌파·수출 136억弗 신기록…올해 160억弗 도전
한류 편승 아닌 독자 카테고리로 진화
2026년 새해 벽두, 세계 식품시장에서 ‘K-푸드’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더 이상 K-드라마나 K-팝에 기댄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세계인의 식탁에서 ‘기본 언어’로 자리잡는 역사적 전환이 진행 중이다.
영국의 식음료 트렌드 분석기관 Bidfood는 최근 발표한 ‘2026 글로벌 메뉴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 음식을 ‘니치(niche) 음식’이 아닌 ‘메인스트림’으로 전환되는 대표 카테고리로 지목했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불고기, 비빔밥, 만두, 김치 등이 현지 레스토랑과 가정에서 ‘특별한 음식’이 아닌 ‘일상의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 경제전문지 Economic Times 역시 2025년 인도 온라인 식료품 플랫폼에서 한국 스낵 주문량이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하며 ‘블록버스터 트렌드’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Times of India는 한국식 흑임자 라떼를 2026년 차세대 음료 트렌드로 지목하며, 전통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푸드의 확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수치로도 입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K-푸드 플러스(농식품+농산업) 수출액은 잠정 13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1% 증가하며 4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농식품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라면은 단일 품목 최초로 15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니다. 과거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편중됐던 수출 구조가 미국·유럽·중동으로 다변화되며 질적 전환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성, 보호무역 심화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식품기업들은 ‘AI 기반 푸드테크 혁신’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양대 축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메가트렌드①: 문화에서 생활로, 니치에서 메인으로
2026년 K-푸드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문화 수출’에서 ‘생활 침투’로의 전환이다. 과거 비빔밥과 김치가 건강식 이미지로 소비됐다면, 이제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만두, 떡볶이, 고추장 소스가 현지 레스토랑과 가정식 메뉴의 기본 옵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Bidfood는 K-푸드가 ‘아시아 음식’이라는 범주를 넘어 독자적 카테고리로 분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와 유통기업들이 자체 K-푸드 라인을 개발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월마트, 타겟 등 미국 대형 유통망에는 ‘K-Food 전용 코너’가 생겨나고 있으며, 유럽 슈퍼마켓 체인들은 김치·고추장을 필수 조미료 라인업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이런 변화는 더욱 생생하다. 지난해 12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신도심 시티몰의 대형 화장품 매장 ‘블룸’에서는 60여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40%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도보 10분 거리의 K-푸드 전문매장 ‘아이마트’는 월 매출 8000만원으로 한국 편의점 평균의 2배에 달한다. 하루 700명이 방문해 한강라면 기계 10대에서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을 즐기고 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는 타이베이 101 타워 인근 복합쇼핑몰 건물에 삼성 갤럭시와 함께 BTS 정국이 모델로 나선 캘빈클라인 광고가 대형 전광판을 장식했다. 신광미츠코시 백화점의 ‘더현대 글로벌’ 팝업 매장 앞에는 오픈 전부터 수십명의 현지 2030 여성들이 줄을 섰다. 대만 최대 마트 ‘PX마트’의 가공식품 매대에는 신라면, 안성탕면, 불닭볶음면, 진라면이 상시 진열됐고, 편의점에서는 빼빼로가 3대 인기 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CU 로하스KLCC점에서는 지드래곤 협업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이 출시 이틀 만에 초도물량 5000개가 완판됐다. 현지 가격은 한국의 2배에 달하지만 인기가 높다. 전국민의 65%가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소주가 주류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현석 BGF리테일 말레이시아 특별팀장은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두배 가까이 되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말했다.
메가트렌드②: AI 정밀영양 시대, 푸드테크의 진화
2026년은 AI가 식품산업에 본격 침투하는 원년이다. 혈당, 장내 미생물, 알레르기, 체질 데이터까지 반영한 ‘정밀영양(Precision Nutrition)’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식품기업들은 더 이상 단순 제조사가 아니다. AI 기반 레시피 설계, 원료 조합 최적화, 소비자 맞춤형 식단 제공을 통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K-푸드는 이제 ‘맛’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 건강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AI 기반 소비자 식단 데이터를 신제품 R&D에 자동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비비고 브랜드를 ‘아시아 음식’이 아닌 ‘글로벌 푸드 브랜드’로 재정의하며, 미국·유럽에서 B2B 외식 채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상은 종가 김치를 유럽·미국에서 ‘프로바이오틱 슈퍼푸드’로 포지셔닝하며 할랄·비건 김치, 저염 발효식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AI 기반 발효 공정 최적화로 품질 균일성과 생산 효율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오뚜기는 AI 기반 맛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별 레시피를 자동 개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추장·된장·불고기 소스를 세계 표준 조미료로 포지셔닝하며, 미국·유럽 대형 유통사 PB(자체브랜드)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메가트렌드③: 친환경 패키징, 수출 허가 조건으로
2026년부터 EU의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PPWR)가 전면 시행되면서, 친환경 패키징은 더 이상 마케팅 요소가 아니라 수출 허가 조건이 됐다.
K-푸드 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단일 소재 패키징, 리필·리유즈 시스템, 탄소발자국 추적을 글로벌 사업의 필수 요건으로 적용하고 있다. 환경 대응 역량이 곧 해외 진출 속도와 직결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농심은 미국 공장을 풀가동하며 멕시코·중동 공급기지 역할을 확대하는 동시에, 유럽에서는 비건·저나트륨 라면 라인을 강화하고 친환경 패키징을 적용했다. 신라면·짜파게티를 글로벌 레시피화하며 ‘덜 맵고, 더 현지화된’ 버전을 개발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을 풀가동하며 미국에서 가격인상을 본격화했다. TikTok·YouTube 기반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 전략으로 Z세대를 공략하며, 중동·동남아에서 불닭을 K-컬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시켰다. ‘핫소스·스낵·HMR’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친환경 패키징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지역별 약진: 미국·중국 넘어 유럽·중동으로
2025년 K-푸드 수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역 다변화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18억350만달러(+13.2%), 15억8830만달러를 기록하며 1·2위 시장을 유지했지만, 유럽과 중동(GCC)의 약진이 눈에 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대형 유통매장 입점 확대와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를 통해 라면, 소스류, 아이스크림 수출이 크게 늘었다. 아마존에는 ‘Korean Food’ 전용관이 생겼고, 월마트·타겟 등에서는 K-푸드 코너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매운맛 라면 인기가 지속되며 라면과 소스류 수출이 동반 상승했다. 과거 온라인 중심이던 판매가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확장되며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유럽은 웰빙 트렌드와 K-스트리트푸드에 대한 관심 확대로 김치, 쌀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닭고기는 검역 협상 타결 이후 가공제품 수출이 본격화되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중동(GCC)은 전년 대비 22.6% 증가한 4억116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운 라면과 소스류, 아이스크림이 현지 기후와 소비 트렌드에 맞아 수출 확대를 이끌었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CIS)에서도 K-푸드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산 화장품의 우즈베키스탄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93.8% 증가했고, 라면은 94.9% 늘어난 364만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우상민 KOTRA 타슈켄트 무역관장은 “우즈베키스탄은 젊은 인구 증가속도가 빠른 나라로 SNS를 통한 트렌드 확산도 빠르다”며 “K-푸드와 K-뷰티가 점진적으로 일상 소비에 스며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너 3·4세, 글로벌 제국 건설에 나서다
2026년을 기점으로 국내 식품기업들은 대대적인 세대교체와 함께 글로벌 사업을 전면 재설계하고 있다. 오너 3·4세 경영진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식탁’을 목표 시장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명확하다. “제품 수출이 아니라, 식문화·플랫폼·유통망을 함께 장악한다.” 미국·유럽·중동·동남아에 걸친 현지 생산기지, 물류 허브, 디지털 유통망 구축이 동시에 추진되며 K-푸드는 ‘한국 음식’이 아니라 ‘세계의 한국식 식문화’로 재편되고 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를 미국·유럽·중동 핵심 도시로 확장하며, K-디저트(인절미·흑임자·쑥)를 현지화 메뉴로 개발했다. 현지 생산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동시에 구축하는 전략이다.
빙그레는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며 투입원가 부담 완화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미국·캐나다·일본을 중심으로 아이스크림 수출이 확대되며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했다. 비건·저지방·무설탕 등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 주효했다.
오리온은 현지 경기 및 가격탄력성이 낮은 프리미엄 제품을 보유하고 마진 레벨이 높아 비용 조정에도 이익 변동이 낮다. 증권가는 실적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정부, 160억달러 목표 제시…”배수의 진”
정부는 2026년 K-푸드+ 수출 목표를 160억달러로 상향 설정했다. 당초 농림축산식품부는 150억달러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대통령의 목표 상향 주문에 따라 이를 조정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보수적으로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가는 것과,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놓고 달릴 때의 각오는 다르다”며 “해볼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배수의 진을 치고 전력투구하면 작년 대비 17% 높인 목표를 올해는 초과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A-B-C-D-E 5대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매력적인 정체성을 살린 제품 발굴(Attractive), 원스톱 애로 해소(Business support), K-이니셔티브 융합(Convergence), 디지털·기술 혁신(Digital & tech), 중동 등 유망시장 진출 확대(Emerging markets)가 핵심이다.
송 장관은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수출기획단을 중심으로 국내 기관들이 ‘원팀’이 돼 움직이고 있다”며 “지역별로 어떤 상품이 어떤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지 대표 품목을 정하고, 마케팅 방식까지 패키지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해 수출지원센터를 구축해 인증을 쉽게 하고,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문제도 정부가 적극 지원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경험한 K-푸드를 귀국 후에도 계속 소비하도록 인바운드 관광과 수출을 연계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미식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딩 전략도 병행된다. 송 장관은 “올해는 ‘치킨’을 소재로 미식벨트를 추진하고 외국 셰프들이 한식을 배우러 오는 ‘수라학교’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 “밸류에이션 매력 높다”
증권가는 2026년 음식료 업종에 대해 실적 상승을 전망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음식료 커버리지 14개 기업의 2026년 합산 실적이 매출액 68조6000억원(+5%), 영업이익 5조5000억원(+14%)으로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진이 높은 해외 실적 성장이 외형 성장을 견인하고, 전년비 원가 부담 완화 및 내수 소비 기저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외됐던 음식료 업종의 낮아진 주가 레벨은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더욱 부각시켜줄 것이란 설명이다. 최선호주로는 삼양식품과 KT&G를 꼽았고, 실적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오리온·롯데웰푸드·노바렉스를 관심종목으로 추천했다.
대신증권은 2026년 음식료 업종에 대해 안정·성장·완화로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 5월부터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하며 100pt를 상회하기 시작했고, 2026년 국내 음식료 수요는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곡물 가격 상승은 제한적인 가운데 소프트 커머디티 가격이 하락세에 진입하며 업종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급등했던 코코아 가격이 2025년 하반기부터 급락하며 코코아 투입 비중이 높은 제과·빙과 기업의 원가 개선 폭이 2026년에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 국내외 판매량 회복과 해외 모멘텀이 지속되는 기업 중심으로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삼양식품·KT&G를 최선호주로, 빙그레를 관심종목으로 제시했다.

전문가 진단 “K-이니셔티브, 수출 1조달러 앞당길 것”
강경성 KOTRA 사장은 지난 16일 본사에서 “‘한국적인 것’에 대한 세계적인 신뢰도와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며 “K-푸드를 비롯한 소비재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세계 85개국 131개 무역관을 운영하는 KOTRA 수장으로, 2024년 11월 취임 후 직접 20여개국을 방문하며 현장에서 K-웨이브를 가장 실감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소비재가 다른 어떤 품목보다 세 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중소·중견기업 중심 △품목 다양성 △신흥시장 공략 등이다. “한류를 동반한 K-푸드·뷰티는 한국 수출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라며 “제조업 위주에서 소비재로 확장되면서 수출 포트폴리오가 탄탄해지는 등 ‘글로벌 수출 5강, 수출 1조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지난 5년간 K-푸드 등 소비재의 평균 수출 증가율은 8.9%”라며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충분히 700억달러 이상의 수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030년 목표인 700억달러는 2025년 수출액 7097억달러의 약 10%에 해당한다.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 우리 수출의 살 길은 ‘다변화’에 있다”며 “특히 소비재 분야는 기존에 주력했던 시장을 넘어 신흥 시장을 적극 개척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진단했다. “미국 등 주력 시장뿐 아니라 지난해 출장을 다녔던 중동, 아프리카, CIS 등에서 K-컬처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산업으로 연계되는 ‘소프트파워’가 커졌음을 직접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라면 15억달러 돌파, 품목 다변화도 뚜렷
단일 품목으로는 라면이 처음으로 15억달러를 넘어섰다. 라면 수출액은 15억214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 글로벌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 점이 주효했다. 치즈맛 매운 라면 등 신제품이 호응을 얻었고, 중국과 미국 등 기존 시장뿐 아니라 중앙아시아(CIS), 중동(GCC) 등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라면 외에도 조제품 기타, 소스류, 커피조제품, 김치, 아이스크림, 리큐르, 포도, 딸기, 베이커리 반죽, 코코아분말, 돼지고기 등 11개 품목이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소스류는 전 세계적인 ‘K-매운맛’ 인기에 힘입어 수출이 확대됐다. 중국에서는 온라인 중심이던 판매가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확장되며 수출 증가를 견인했고, 미국에서는 고추장과 떡볶이·바비큐 소스 등 맵고 달콤한 맛의 소스 소비가 늘었다.
아이스크림은 미국·캐나다·일본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되며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달성했다. 비건·저지방·무설탕 등 웰빙 식품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가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
신선식품 중에서는 포도와 딸기의 수출 실적이 두드러졌다. 포도는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대만 수출 포도의 안전관리 강화 조치 정착으로 대만과 북미 지역에서 수출이 급증했다. 딸기는 ‘금실’을 비롯해 ‘홍희’, ‘비타베리’ 등 국산 신품종이 아세안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됐다.

농산업 수출도 32억달러, 전후방 산업 동반 성장
농식품 중심의 성장세와 함께, 농업 전후방 산업 전반에서도 수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났다. 농산업 수출은 32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농산업 수출 실적을 공식 집계·발표한 2022년 이후 최대 실적이자 최대 증가율이다.
농기계는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불리한 교역 여건에도 제품 라인업 다양화와 아시아·유럽 시장 개척을 통해 10.8% 성장했다. 농약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완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다국적 기업의 국내 기업 위탁생산이 늘며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비료는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산 제품 인지도 상승과 주요 수출국의 수출 통제 정책에 따른 국제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종자는 고추와 옥수수 종자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고, 동물용의약품은 유럽에서 중국산 라이신을 대체하려는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보였다.
전망: 문화·기술·데이터 결합된 전략산업으로
2026년, K-푸드는 더 이상 문화산업도, 단순 식품산업도 아니다. AI·헬스케어·친환경·글로벌 유통이 결합된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오는 1월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6 농업전망’ 세미나를 개최한다. ‘K-농업·농촌 대전환: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올해 농업·농가경제를 전망하고, ‘K-농식품 시장 전환’, ‘K-농촌, 기회의 장을 열다’, ‘K-농업 미래 성장’ 등 3개 주제에 대해 논의한다.
한두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한국 농업·농촌은 중대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농업전망 2026이 기후 위기에도 농민이 안심하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고령화와 농촌소멸에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 나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푸드와 뷰티 산업은 자동차처럼 큰 결단이 필요한 소비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산업”이라며 “지금 뿌려 놓은 씨앗이 어느 순간 계단식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를 K-푸드 수출이 양적·질적으로 완전히 패턴을 바꾸는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16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다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2026년은 “K-푸드가 세계 식탁의 기본 언어가 되는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한류 편승이 아닌 독자적 카테고리로, 문화 수출이 아닌 생활 침투로, 제품 판매가 아닌 식문화 전파로—K-푸드는 지금 역사적 대전환을 완성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