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한인 납치 사태, 정부 대응팀 훈 마네트 총리 면담

-김진아 차관 “60여명 구금자 조속 송환 협의”… 15일 2명 귀국, 전세기 투입도 검토

인터뷰하는 김진아 정부 합동대응팀 단장

캄보디아發 한인 납치·감금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 합동대응팀이 16일 현지에서 훈 마네트(Hun Manet) 총리를 만나 60여명에 달하는 한국인 구금자의 조속한 송환 방안을 논의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합동대응팀은 이날 오전 훈 마네트 총리를 예방하고, 캄보디아 온라인스캠대응위원회 사무총장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대응팀은 현지 당국이 단속해 구금 중인 한국인 송환 문제를 처리하는 한편, 만연한 한국인 대상 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이민청에 구금된 한국인 63명 중 2명이 15일 국적기를 통해 귀국했다. 경찰청은 “국내 공항에 도착한 인원은 관할서에서 체포해 수사한다”며 “대부분 인원이 현재 입건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 대상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공범 및 가해자인 이중적 상황이다.

항공보안법상 국적기 1대당 범죄 피의자는 최대 2명 탑승이 가능해, 캄보디아와 한국을 오가는 하루 2대의 국적기로는 최대 4명씩만 송환할 수 있다. 정부는 구금 한국인을 한꺼번에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 투입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번 주말까지 60여명을 조속히 송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한편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해 숨진 박모(22)씨 사건과 관련, 현지 법원이 공동부검을 최종 승인했다. 경찰청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國科搜) 법의관과 경찰 수사관이 조만간 현지를 방문해 부검에 참여한다.

부검에서는 외력 여부와 내부 장기 상태 등을 포함한 사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며, 장기 적출 여부도 확인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 측은 “현재까지 관련 사실이 확인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Kampot Province) 보코산(Bokor Mountain)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에서 탈출한 이들은 “보코산 지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인근 국가로 인신매매되거나 장기 밀매 조직에 넘겨지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범죄 단지가 밀집한 시아누크빌(Sihanoukville) 지역에 ‘코리안데스크(Korean Desk)’를 설치, 경찰관 2명을 전담 배치할 계획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魏聖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캄보디아 지역 치안 대응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현지 파견 경찰관을 기존 3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코리안데스크는 대사관이 아닌 현지 경찰기관에서 근무하며 신속한 수사 공조를 할 수 있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사건 대응에는 코리안데스크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설치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1~8월 경찰협력관의 활동 현황을 보면 검거지원 110명, 송환지원 70명, 국제공조 자료 수집 100건 등을 1명이 도맡아 업무량이 폭증한 상태다.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외교부와 대사관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포이펫(Poipet)에서 구출된 A씨는 “범죄단지에서 대사, 영사, 공사에게 구조 요청 이메일을 보냈지만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며 “가족과 박찬대 의원실에서 외교부에 내용을 전달하자 그때서야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범죄단지를 빠져나온 B씨는 “대사관까지 가서도 긴급여권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 등 혼자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며 “대사관 밖을 보니 범죄단지 사람들의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어 너무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캄보디아 출국 후 실종 신고가 접수된 미귀국자 9명 중 6명이 최근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광주에서도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던 20대 A씨가 15일 가족에게 SNS로 전화를 걸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장소나 하는 일은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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