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제 복용했더니 골다공증 진단…”온라인 플랫폼이 가짜 제품 온상”
베트남에서 가짜 제품이 넘쳐나면서 소비자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건강보조제부터 일용품까지 대규모 위조품 제조·유통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가 보호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Vnexpress지가 27일 보도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홍투이(Hong Thuy·60) 씨는 4월 초 지속되는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매일 여러 종류의 건강보조제를 복용했음에도 골다공증과 심각한 척추 퇴행,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받은 것이다.
의사는 그가 복용한 보조제 중 하나가 뼈를 약화시키고 부신 기능 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항염제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에 돌아온 홍투이 씨가 자녀와 함께 조사한 결과 그동안 사용한 제품들 대부분이 당국에 의해 위조품으로 판정된 것들이었다. 그는 “비싼 약이 좋은 줄 알았는데 가짜를 샀던 것”이라며 “지난 5년간 산 모든 것이 가짜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4월 이후 베트남 당국은 여러 대규모 위조품 제조업체를 적발했다. 중부 탄호아성(Thanh Hoa Province)에서는 가짜 의약품 제조단이, 하노이에서는 220억동(약 12억원) 규모의 가짜 전자제품 창고가, 5000억동 규모 매출의 가짜 분유 제조업체가 각각 발각됐다.
6월 7일에는 호찌민시에서 카스트롤(Castrol), 모튤(Motul), 혼다(Honda) 등 브랜드의 가짜 엔진오일 제조 네트워크가 적발됐고, 이틀 뒤 중부 푸옌성(Phu Yen Province)에서는 17톤의 가짜 커피를 판매한 업체가 발견됐다.
올해 1분기 시장관리 당국은 6192차례 단속을 실시해 5600건 이상의 위조품·밀수품·불량품을 적발했다.
부반쭝(Vu Van Trung) 베트남소비자보호협회 부회장은 “온라인 플랫폼이 가짜 제품 판매의 주요 장소가 되고 있다”며 “위조업자들의 수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고, 특히 소셜미디어 라이브 판매를 통해 전자상거래 규정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우옌투엉선(Nguyen Truong Son) 베트남광고협회 회장은 “위조품으로 수십억동의 이익을 올릴 수 있는 반면 가짜 제품 판매에 대한 벌금은 2000만∼8000만동에 불과해 범죄 억제 효과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가짜 제품의 만연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가 보호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하이퐁(Hai Phong)에 거주하는 하이롱(Hai Long·45) 씨는 가짜 뇌졸중 예방약을 복용한 후 발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그의 아내 민하(Minh Ha) 씨는 모든 외국산 의약품과 보조제를 거부하고 집에서 직접 돼지기름을 만들고 고향에서 쌀과 젓갈을 주문하며 옥상에서 채소를 기르고 있다.
민하 씨는 “채소부터 젓갈, 알약까지 진짜와 가짜 제품의 미로 속에서 살고 있어 더 이상 구별할 수 없다”며 “이제 혼자 힘으로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제품 코드, 라벨, 구조를 통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게시물과 동영상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응우옌주이틴(Nguyen Duy Thinh) 하노이과학기술대학교(Hanoi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전 교수는 “정식 대리점, 슈퍼마켓, 평판 좋은 약국에서 구매하는 것을 우선시하라”며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제품은 주의하고, 온라인에 떠도는 근거 없는 진위 구별법을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
Vnexpress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