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k talk – 제536호

논어의 첫 문장이지만 논어를 읽어보지도 않은 사람들도 알고 있는 공자님의 말씀이다. 예전 초등학교때는 세계 4대 성인으로 예수, 부처, 공자, 소크라테스를 꼽아 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이란 좀 일방적인 교습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공자가 세계 4 대 성인이라고 꼽았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흐뭇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공자가 한국인에게 존경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조선시대 이후 우리 한민족의 정신적 기준을 세워준 탓이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에서는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채택한 성리학은 공자의 유교를 계승한 것이니 왕부터 백성까지 모든 공자의 가르침을 받들고 지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예와 효를 중시하는 문화와 정서를 심어준 것이 무엇보다 큰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남겨준 가르침 중에 선비 정신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동양을 세계의 흐름에서 뒤떨어지게 만든 하나의 요인이 되지 않나 싶긴 하다. 그래서 어떤 이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그 정신, 배움이 최고라는 사상 때문에 아무것도 없이 세계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게 된 것이다. 결코 버려서는 안 될 정신이다. 왜냐하면 배움은 지식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움에는 예의와 정의 그리고 책임이 함께 담겨있다. 그래서 우리는 학문이 높은 사람은 도덕적 품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동시 가졌다고 믿어서 학문이 높은 사람을 주로 지도자로 선출하고 한다.

하긴 요즘은 그런 풍조가 사라졌는지 거리의 부랑아나 조폭과 다름없는 양아치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막말을 하는 것을 보며 참 공자가 하늘에서 눈물을 흘릴 판이다.
아무튼 우리에게는 공부를 한다는 것은 그냥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품성과 도덕심을 익히고 사회적 책임을 배우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대학에서는 필수 교과 과목으로 교양과목이 있다. 이것을 이수 못하면 졸업을 못할 정도로 중요한 학습과목이지만, 그 누구도 이를 중요시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 또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공부라는 것, 이것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배움은 젊어서 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찌 인간이 젊을 때만 성장을 하겠는가? 육체적으로는 젊은 시절에 성장을 하고 그 후로는 오히려 낡아지는 것이지만, 정신적인 성장은 죽을 때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자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공자가 이런 말을 언제 했을까? 아마도 그가 교육활동을 시작한 이후라면 40대는 넘었을 것이다. 그 당시 40이라면 평균수명을 다할 정도인데, 공자는 그때는 매우 의귀한 일인 고희를 넘어 73세에 사망했다. 아무튼 그는 남들이 수명을 다한 늙은이라고 부를 나이에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가졌다.
늙었다고 배움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니다
요즘 같은 하루가 달라지는 시대에서는 배움은 선택이 아니다. 가만이 앉아 있으면 저 뒤로 밀려나고 만다. 그것도 까마득히 말이다. 요즘은 특히 하루가 다르게 발표되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기능들은 정말 밤잠을 설치게 한다. 남들은 24시간 일하는 박사급 비서 수십명을 옆에 두고 일하는데, 그대는 고작 머리만 잘 굴리는 게으른 서생 아닌가? 어찌 그들과 경쟁을 하며 밥을 먹을 수 있는가?
이런 말이 있다.
“學如逆水行舟，不進則退(학여역수행주, 불진즉퇴)”
→ “배움은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곧 뒤처진다.”
맞다 세상은 흐르는데 가만이 안주하면 뒤로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학교를 졸업했다고 배움을 외면하지 말라. 그것은 그대가 살아야 할 세상을 외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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