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캐나다가 무역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협상 막판 3일간 불거진 핵심 세부 조항 이견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협상 결렬 직후 미국이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50%의 보복 관세가 공식 발효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0일 캐나다가 미국 기업에 불공정한 대우를 하고 있다며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캐나다 주요 주정부들이 2025년 초 미국의 1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주류 판매를 제한한 데 따른 조치였다. 당초 8월 1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해당 관세는 양국 협상 타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8일 밤 3일간 부과를 일시 유예하면서 막판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 무역 담당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워싱턴에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관세 인하와 자동차 부품의 국산 비율 산정 방식, 미국산 주류의 캐나다 시장 재진입 등을 두고 집중 협상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역시 타결 가능성을 낙관했으나, 8월 21일 최종 협상장에서 미 측이 제시한 최종 수정안을 둘러싸고 판이 깨졌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8월 21일 밤 미국 측이 막판에 제시한 조건 변경이 불공정하고 경제적으로 이득이 없으며 협상의 신뢰성을 저해한다며 협상 중단과 대표단 철수를 명령했다. 반면 미 측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캐나다가 이미 합의된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협상 결렬 수 시간 만에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가 즉시 발효됐다.
마크 와이즈먼 주미 캐나다 대사에 따르면 협상 마지막 72시간 동안 중·대형 트럭 관세 감면 여부, 철강·알루미늄·목재 관세 인하 방식 등에서 깊은 이견이 노출됐다. 또한 미 측 협상단 내부에서 그리어 대표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간의 역할 차이로 인해 대캐나다 강경 기류가 반영되면서 메시지에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미국 측이 캐나다에 다른 국가와의 단독 무역 협정 체결을 제한할 것을 요구한 점이 결정적 결렬 원인으로 작용했다. 카니 총리는 이러한 요구가 국가 주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수용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비판했으며, 데이비드 이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총리 역시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전락시키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외에도 스트리밍 플랫폼 규제 및 프랭코폰(프랑스어권) 문화 보호 정책 등을 둘러싼 시각차도 극복하지 못했다.
협상 결렬 이후 양국 정상 간 신경전도 격화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동일한 규모로 보복 관세를 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캐나다가 미국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합당한 의무를 지지 않으려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개빈 뉴섬 미국 칼리포니아주 지사는 동맹국인 캐나다를 상대로 한 50% 관세 부과가 국익을 해친다며 행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