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9시 30분, 마지막 주문을 처리한 뒤 부이 뚜언(Bùi Tuấn·35)은 스마트폰을 들고 하루의 두 번째 임무에 나선다. 결혼 상대를 찾는 일이다.
하노이(Hà Nội) 타인쑤언(Thanh Xuân) 거주자인 그는 중매 서비스가 소개한 33세 여성과 채팅창을 열었다. 너무 적극적으로 보이지도, 그렇다고 성의 없어 보이지도 않도록 메시지를 여러 차례 고쳐 쓴 뒤 전송한다. 이후 그는 교제 상대를 구한다는 게시글에 답글을 달아온 여성 7명에게 이메일을 회신하는 데 추가로 약 두 시간을 쏟는다.
이런 저녁 일과가 뚜언에게 5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는 각종 데이팅 플랫폼에 자기소개 글을 여섯 차례 올리고, 유료 중매 서비스에도 가입했으며, 남성 미혼자를 겨냥한 사기 조직에 속아 5억 동(약 5억 VND)을 잃기도 했다. 현재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상대와 동시에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뉴스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만혼 현상은 수치로도 뚜렷이 확인된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베트남의 미혼 인구는 약 2,000만 명에 달한다. 초혼 평균 연령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평균 초혼 연령은 24.1세에서 25.2세로 1.1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이후 5년(2019~2024년) 사이에만 2.1세가 더 올라 27.3세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30세를 넘어섰다. 상승 속도가 이전 20년의 약 8배에 달하는 셈이다.
사회학자들은 이 같은 변화를 ‘인생 이정표의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분석한다. 젊은 세대가 결혼 전에 학력 제고, 취업 안정, 자산 형성, 주택 마련 등 이른바 ‘중간 관문’을 통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되면서 혼인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만혼 추세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경제적 부담과 가치관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고학력화, 개인주의 확산, 도시 주거비 급등이 겹치면서 결혼을 서두를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이 같은 추세가 장기적으로 출생률 하락과 인구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