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해군이 14년 전 퇴역한 세계 최초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USS 엔터프라이즈’를 해체하는 데 총 14억 달러(한화 약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양 해체 전문 업체인 노스스타(NorthStar)가 최근 4억 1,850만 달러 규모의 엔터프라이즈호 최종 해체 사업을 수주했다. 이에 따라 엔터프라이즈호는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앨라배마주 모빌항으로 예인되어 해체 작업을 마치게 된다. 미 해군은 퇴역 후 원자로 비활성화 작업에 9억 200만 달러, 정박 및 계류 비용으로 1억 1,100만 달러를 지출한 데 이어 이번 계약까지 포함해 해체 과정에만 총 14억 달러를 투입하게 됐다.
엔터프라이즈호는 2012년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 뒤 14년간 원자로 내부의 핵연료를 제거하고 안전하게 보관 및 처리하는 단계를 거쳤다. 워싱턴 소재 허드슨 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전문가는 함정에 탑재된 8개의 원자로에서 연료를 추출하는 작업이 가장 큰 난제였다고 분석했다. 일반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 구역 전체를 분리해 처리 시설로 옮길 수 있지만, 엔터프라이즈호는 원자로 구역이 너무 커 선체 자체를 해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료가 제거된 원자로는 워싱턴주 한포드에 위치한 미 에너지부 전용 시설로 이송되며, 선체 잔여 방사능 처리 작업은 2030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엔터프라이즈호의 해체 비용과 절차가 2027년부터 퇴역이 시작되는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해체 예산 및 과정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58년부터 1961년까지 건조되어 1961년부터 2012년까지 미 해군에서 운용된 엔터프라이즈호는 동급 유일의 함정이다. 전장 342m로 니미츠급(333m)이나 제럴드 R. 포드급(337m)을 넘어선 역사상 가장 긴 군함으로 기록되어 있다. 만재 배수량 9만 3,000톤 이상에 최고 속도는 시속 62km 이상이며, 각종 항공기 90대를 탑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