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내내 팬들은 리오넬 메시와 주드 벨링엄, 마이클 올리세가 경기 중 끊임없이 껌을 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때 골키퍼만의 습관이었던 껌은 이제 세계 최고 스타들의 입가에서 익숙한 장면이 됐다고 소풋(So Foot)이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저 심심풀이로 보이는 이 군것질거리가 많은 선수에게 중요한, 심지어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한다.
스타들이 껌을 씹는 것은 심판과 다툴 때 입 냄새를 없애거나 상대와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기를 더 잘하기 위해서다. 즉각적인 에너지 보충, 집중력 유지, 심리적 준비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체력 최적화 과정에서 제공하는데, 이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인정하고 심지어 먼저 요청하는 부분이다.
이 흐름은 프랑스 명문 모나코 구단의 한 의사에게서 시작됐다. 2026 월드컵에서 껌을 계속 씹는 선수를 봤다면, 그 껌이 ‘원껌(One Gum)’이라는 프랑스 브랜드 제품일 가능성이 50%에 이른다. 2013년 대학생 친구 3명이 세운 원껌은 현재 시장을 이끄는 이름 중 하나다.
카페인이 든 이 껌은 원래 일반 대중을 겨냥했으며 주유소에서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뤼도비크 라슈(Ludovic Rachou)는 팀이 휴가철에 시제품을 나눠주고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주유소에 판매대를 설치했으며, 장거리 자동차 여행객을 겨냥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우연히 AS모나코의 한 의사에게 시제품을 건넸는데, 효과를 확인한 구단이 회사 웹사이트에서 직접 대량 주문하기 시작했다.
또 2016년에는 유로 결승 패배 직후 프랑스 대표팀이 뒤를 이었다. 브랜드 경영진은 프랑스축구협회로부터 선수들을 위해 클레르퐁텐 훈련센터로 제품을 배송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이후 회사는 스포츠와 본격적으로 협력해, 현재 리그1 대부분의 구단과 럭비 톱14, 레알 마드리드를 포함한 여러 라리가 구단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의 특별함은 즉각적인 에너지 공급 능력에 있다. 껌에는 비타민B와 특히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카페인은 에너지 젤이나 전통적인 스포츠음료보다 몸에 훨씬 빠르게 흡수된다. 라슈는 카페인이 입안에서 5분 만에 녹아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점막을 통해 직접 혈액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런 빠른 장점은 축구나 농구, 럭비처럼 높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종목에 적합하다.
프로 스포츠에서 16년간 일하고 스타드 드 랭스의 퍼포먼스 디렉터를 지낸 니콜라 부리에트(Nicolas Bouriette)는 선수들에게 특정 시점에 껌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 소모가 많은 훈련일과 경기, 구체적으로는 킥오프 직전과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껌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용도는 선수의 국적과 문화, 습관에 따라 다르다. 랭스에서는 유럽이나 미국 출신 선수들이 이미 익숙해 쉽게 받아들이는 반면, 일본 출신 선수들은 소비 습관에 없던 것이라 덜 반긴다.
카페인 함량 외에 껌은 심리 상태에도 영향을 준다. 씹는 동작은 선수가 목표에 집중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 습관을 지지한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마이클 조던은 작전 회의 시간에 자기 껌만 생각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부리에트는 일부 비타민이 선수의 마음을 경기장 임무에 붙들어 두는 동시에 긍정적인 위약(플라세보) 효과를 내 정신적 측면에서 경기력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격렬하게 움직일 때 입안에 말랑한 물체를 물고 있으면 목에 걸리거나 질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그러나 구단 코치진은 이 습관이 선수가 힘을 쓸 때 코로 호흡하도록 유도해 심박수를 더 효과적으로 조절하게 하며, 지금까지 사고가 보고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껌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심리적 버팀목이 됐다. 미드필더 막상스 카크레(Maxence Caqueret)는 레키프(L’Équipe)에 경기 전 껌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다. 2026 월드컵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팀은 방식을 새롭게 바꿔, 잉글랜드 대표팀은 혈당을 조절하고 단것에 대한 욕구를 줄여주는 껌을 시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