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베트남 항공편 지연·결항, 내 경우엔 보상받을 수 있나?

베트남 항공편 지연이나 결항 피해를 입은 승객이 항공사로부터 보상을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할까.
보상 여부와 금액은 비행 구간, 지연 시간, 그리고 지연의 귀책 사유가 항공사 측에 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현행 보상 기준: ‘베트남 출발편’ 에만 적용
현행 베트남 항공 운송 규정 (교통부 고시 제14/2015/TT-BGTVT호, 이후 수차례 개정)에 따르면, 지연·결항 보상 의무는 베트남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한해 적용된다. 외국에서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항공편은 해당 국가 법령의 적용을 받는다. 유럽연합(EU) 출발 항공편의 경우 EU 항공여객 보호 규정 (EC 261/2004)이 적용되어 최대 600유로 (약 71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지만, 베트남 출발편은 베트남 국내법 테두리 안에서만 처리된다.


국제선의 경우, 현행 기준에 따른 선보상(비환급 사전 보상)액은 비행 거리에 따라 최저 25달러에서 최대 150달러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1,000km 미만은 25달러, 1,000~2,500km는 50달러, 2,500~5,000km는 80달러, 5,000km 이상은 150달러다. 하노이~파리 노선처럼 장거리 국제선이라 해도 최대 보상액은 150달러(약 18만 원)에 그친다.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
반대로 항공사가 보상 의무를 면제받는 예외 사유도 광범위하다. ▲기상 악화 ▲안보 위협 ▲국가기관 결정에 따른 결항 ▲운항 중 발생한 기술 결함(기장이 항공기를 인수한 시점부터 착륙까지) ▲파업·군사충돌 등 불가항력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운항 중 기술 결함’은 면책 사유로 명시돼 있어, 이미 이륙한 뒤 기술적 문제로 회항한 경우에도 항공사가 보상을 거부할 여지가 있다. 외국계 보상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때 베트남 출발 노선의 경우 EU 규정 적용이 안 된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25% 인상 추진… 실효성은 여전히 논란
베트남 건설부는 최근 보상액을 약 25% 인상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2015~2025년 달러화 물가상승률 25%를 근거로 산정한 것이다.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국제선 보상 상한은 현행 150달러에서 180달러로 오르고, 국내선 최고 보상액도 50만 동(약 19달러)으로 상향된다.

환불·보상 수단 역시 기존 현금·계좌이체·무료 항공권 외에 바우처와 항공사 멤버십 포인트가 추가된다. 다만 바우처는 7일, 현금·계좌이체는 21일 이내 지급으로 수단별 기한이 달리 규정된다. 한편 지연 5시간 이상 적용되던 항공권 환불 기준도 3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별도 논의 중이다.
그러나 항공 업계 일각에서는 “운영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베트남 국회의원들이 “항공사들이 지연·결항 시 사과 한마디로 일관한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에야 정부가 개정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실질적 집행력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상 청구 방법
공항 현장에서는 해당 항공사 서비스 데스크를 찾아 식사 바우처, 재예약, 숙박 지원 등을 즉시 요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귀국 후에는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의 환불·보상 청구 페이지를 통해 서면으로 접수할 수 있다. EU 출발 노선 승객이라면 에어헬프 (AirHelp) 등 보상 대행 서비스 활용도 가능하나, 베트남 출발 노선에는 EU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대행사 이용 전 적용 규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케이스별 보상 가능 여부 >

케이스 1: 인천발 호찌민행 비엣젯, 날씨로 선행편이 늦어 2시간 지연 (보상 불가)
이게 가장 흔한 케이스이자, 승객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케이스다. 인천 출발이므로 한국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적용되는데, 기상 악화(폭우·태풍·폭설·강풍·안개 등)는 항공사나 공항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불가항력 사유로 분류된다. 선행편 (앞 구간 비행기)이 날씨 때문에 늦게 도착해서 내 비행기도 늦어진 경우, 항공사는 “기상 불가항력”을 원인으로 내세워 보상을 거부할 수 있다. 베트남 법령도 동일하게 “안전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조건”을 명시적 면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날씨’가 원인이었는지를 항공사가 입증해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둘 것. 막연히 “기상 악화” 라고만 통보하면 승객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 케이스 2: 호찌민발 인천행 비행 중 기체 이상 → 회항 후 12시간 지연
      (보상 사실상 불가 – 베트남 법 적용)
베트남 출발이므로 베트남 법이 적용된다. 베트남 규정은 “기장이 항공기를인수한 시점부터 비행 종료까지 발생한 기술적 문제”를 명시적인 면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이미 이륙한 이후 기체 결함이 발견돼 회항한 경우는 사전 정비 불량이 아닌 ‘운항 중 발생 문제’로 간주되어 항공사가 보상을 면할 수 있다.

✔ 케이스 3 – 호찌민발 인천행, 지상 정비 문제로 출발 전 5시간 지연 (보상 가능)
이륙 전 지상에서 발견된 기체 결함에 의한 지연은 ‘운항 중’ 발생이 아니므로 면책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베트남 출발 국제선 기준 5,000km 이상 노선(호찌민~인천 약 4,200km이므로 2,500~5,000km 구간 해당)은 현행 기준 80달러 보상 대상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100달러로 오를 전망이다. 또한 베트남 규정은 2시간 이상 지연 시 항공사가 승객의 희망 시간으로 항공편을 변경하거나 다른 항공편으로 환승시켜야 하고, 5시간 이상 지연 시에는 항공권 전액 환불 또는 미사용 구간 환불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 케이스 4 – 인천발 호찌민행, 오버부킹으로 탑승 거부 (보상 가능)
초과 예약(오버부킹)에 의한 비자발적 탑승 거부는 명백한 항공사 귀책이다. 한국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 베트남 법령 모두 이를 보상 대상으로 규정한다. 국내 소비자원에 접수된 외항사 피해 사례 중 비엣젯항공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피해 유형의 60% 이상이 환급 거부 및 위약금 과다 청구였다. 탑승 거부를 당했다면 현장에서 즉시 서면 확인서를 요구하고, 귀국 후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케이스 5 – 호찌민 출발, 지상 운영 혼잡으로 2시간 이상 지연 (부분 보상 가능 – 식음료·편의 서비스)
실제로 비엣젯항공은 2025년 4월 20~21일 떤선녓 공항에서 지상 핸들링 업체 교체로 대규모 지연이 발생하자, 2시간 이상 지연된 국내선 승객에게 50만 동, 국제선 승객에게 100만 동의 자발적 보상 바우처를 지급했다. 이처럼 항공사 운영 과실이 명확한 경우에는 법정 보상액 외에 자발적 추가 보상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 케이스 6 – 출발 24시간 전에 결항 통보 받음 (선보상 (현금 보상) 불가, 환불·재예약은 가능)
베트남항공과 베트남 법령 모두, 예정 출발 시간 최소 24시간 전에 승객에게 지연 또는 결항 사실을 통보했음을 입증하는 경우 보상 의무가 면제된다. 단, 이 경우에도 환불 및 무료 재예약 청구권은 유지된다.

보상 청구 실전 팁
보상을 실제로 받아내려면 몇 가지를 챙겨야 한다. 공항 현장에서 항공사 서비스 데스크를 찾아 지연 사유를 서면으로 받아두는 것이 첫째다. “기상 악화”라고만 적힌 구두 통보는 나중에 분쟁 시 증거력이 약하다. 항공사는 승객에게 지연 관련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식음료 바우처나 숙박 지원도 현장에서 즉시 요청해야 하며, 나중에 소급 청구는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 출발편 피해는 귀국 후 한국소비자원 (www.ccn.go.kr) 에 피해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베트남항공의 경우, 이의 신청 시 피해구제 신청서를 한국소비자원에 이송하는 절차도 명시돼 있다. 베트남 출발편이라면 예정 출발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서면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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