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17세 이하(U-17) 청소년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밟는 세계 무대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유럽의 강호 벨기에,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 오세아니아의 전통 강호 뉴질랜드와 함께 운명의 G조에 편성됐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본선 티켓을 따낸 베트남이 쟁쟁한 강호들을 상대로 기적의 토너먼트 진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23일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따르면, 2026 FIFA 카타르 U-17 월드컵 공식 조 추첨식이 지난 21일 밤(하노이 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FIFA 본부에서 전격 개최됐다.
조 추첨 결과 사상 최초로 U-17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베트남은 말리, 벨기에,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은 현지 시간 기준으로 오는 11월 20일 유럽의 기술 축구를 구사하는 벨기에와 역사적인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1월 23일 뉴질랜드와 2차전에서 격돌한 뒤, 11월 26일 아프리카의 난적 말리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르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동남아시아연합(ASEAN) 국가 중 본선 진출국은 베트남이 유일하다. 베트남을 제외한 G조의 세 팀 모두 이 연령대 세계 대회에서 뼈가 굵은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고 있어 베트남으로서는 매 경기 결승전과 같은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객관적인 전력과 역대 성적 면에서 G조에서 가장 강력한 1위 후보는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다. 통산 8번째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말리는 유독 청소년 축구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내왔다. 지난 2015년 대회 준우승을 비롯해 2017년 4위, 가장 최근인 2023년 대회에서는 3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세계 탑 클래스의 기량을 유지해 온 고공 행진의 주역이다. 탄탄한 신체 조건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말리는 최근 대회에서도 뉴질랜드를 3-0으로 완파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토너먼트에 연착륙한 바 있다.
유럽의 전통적인 축구 명가 벨기에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통산 4번째 본선 진출인 벨기에는 지난 2015년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황금 세대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 치러진 국제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피지를 7-0으로 대파하고 튀니지를 꺾는 등 날카로운 창끝을 과시했다. 비록 당해 대회 우승팀인 포르투갈과 접전 끝에 아쉽게 탈락하긴 했으나, 유럽 특유의 전술적 조직력과 정교한 패스 마스터 스타일을 보유하고 있어 베트남 수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꼽힌다.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는 G조에서 가장 많은 통산 12회의 본선 진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팀이다. 다만 화려한 진출 횟수에 비해 토너먼트 최고 성적은 2009년, 2011년, 2015년에 기록한 16강 진출에 머물러 있다. 최근 대회에서는 말리, 사우디아라비아, 오스트리아 등 각 대륙의 강호들에게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으나, 매년 국제 대회 경험을 거르지 않고 쌓아왔다는 점에서 첫 데뷔전을 치르는 베트남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까다로운 상대다.
사상 최초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된 이번 2026 FIFA U-17 월드컵은 중동의 카타르에서 오는 11월 19일부터 12월 13일까지 개최된다. 총 12개 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조별리그 체제에서 베트남이 기적의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G조에서 최소 2위 안에 들거나, 각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획득해야 한다.
아시아 대륙을 대표해서는 개개 조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는 총 9개 팀이 출격한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은 카타르를 제외하고, 지난 5월 7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U-17 아시안컵 8강전에서 예멘을 1-0으로 꺾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자력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호주 등 8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걸고 본선 무대에 나선다. 대륙별 본선 배정 쿼터는 유럽이 11장으로 가장 많고 아프리카 10장, 아시아 9장, 북중미 8장, 남미 7장, 오세아니아 3장 순이다. 아프리카에 배정된 마지막 2개의 본선 티켓은 5월 23일 치러지는 최종 플레이오프를 통해 가려진다.
한편 이번 대회는 축구 인프라가 완비된 카타르 전역의 최첨단 스타디움에서 분산 개최된다. 과거 유소년 대회 유치 경험이 풍부한 어스파이어 아카데미(Aspire Academy) 콤플렉스를 비롯해, 성인 월드컵의 성지이자 역사적인 메인 무대인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Khalifa International Stadium) 등에서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이 금빛 발차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985년 중국에서 첫 대회의 막을 올린 U-17 월드컵은 역대 통산 5회 우승을 차지한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최다 우승국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축구 삼바 군단 브라질이 4회 우승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