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국 최고 권부의 심장부인 ‘중남해(중난하이)’로 초청해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받았던 환대에 대한 보답 차원이라고 직접 밝혔다.
16일 중국 외교부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인 15일 중국 최고 지도부의 집무 및 주거 복합 공간인 베이징 중남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특별히 이곳을 회담 장소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임기 당시인 2017년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나에게 베풀어주었던 따뜻한 환대와 정성에 보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중남해 방문 기간 동안 두 정상은 격식 없는 분위기 속에서 정원을 함께 산책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표하며 “우리는 벌써 11~12년 동안 알고 지낸 오랜 사이이자 좋은 친구가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 미디어팀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 도중 통역사를 통해 시 주석에게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방문했을 때도 이 장소로 초청한 적이 있느냐”고 돌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시 주석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례적인 특급 환대임을 시사했으나, 통역사의 구체적인 답변 내용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언론에 공개된 회담장 내부에서 두 정상은 중국 전통 양식의 대형 나무 의자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눴다. 이들 뒤편으로는 소나무와 난초가 정교하게 조각된 목재 병풍이 배치됐다. 중국 전통문화에서 소나무와 난초는 각각 손님을 정중히 맞이하는 환대와 군자의 절개를 상징하는 것으로, 미국 정상에 대한 중국 측의 높은 예우를 반영한 배열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남해는 나를 포함해 중국 당과 정부의 핵심 지도자들이 집무를 보고 생활하는 곳”이라며 직접 공간을 소개했다. 이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등 역대 최고 지도자들이 모두 이곳에 머물렀다”고 역사를 설명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남해 내에 있는 400년이 넘은 고목 등 유서 깊은 역사적 흔적들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해의 역사와 중국 토종 장미 품종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시 주석은 “이곳 장미의 씨앗을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백악관’이자 권력의 핵심부인 중남해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 자금성 서쪽에 위치한 중남해는 1949년 이후 공산당이 봉건 전제정치의 상징인 자금성 대신 권력의 중심지로 선택한 곳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정부) 청사가 들어서 있다. 전체 면적은 약 100헥타르(ha)에 달하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50ha가 수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화려한 정자와 전각, 현대식 사무 빌딩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백 년 된 붉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수많은 감시 카메라와 철저한 보안 요원들의 순찰 속에 중국에서 가장 삼엄하고 베일에 싸인 통제 구역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