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의 한 유명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냈던 학부모들이 해당 학교가 교육 당국의 인가조차 받지 않은 채 수년간 운영되어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적 서류가 법적 효력을 갖추지 못해 전학 과정에서 큰 혼선이 빚어지는 등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하노이 교육계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하노이 옌호아(Yên Hòa) 신도시 내 ‘세인트 메리 국제학교(St. Mary’s International School)’에 자녀를 보냈던 학부모들은 최근 전학 절차를 밟던 중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2021년부터 4년간 학비를 내며 성실히 학교를 다녔지만, 학교 측이 제공한 학업 이수 기록이 법적 가치를 입증하지 못해 전학할 학교에서 입학 수용에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일 확인한 옌호아 신도시 내 학교 캠퍼스는 굳게 닫혀 있었으며, 건물 외벽에 걸려 있던 학교 간판마저 철거된 상태였다. 현장 관리인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은 지 꽤 됐다”고 전했다. 옌호아 인민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학교는 교육 활동에 필요한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시설”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해당 학교의 배후에는 ‘글로벌 교육 투자·컨설팅 주식회사(GIS)’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초등·중등·고등 교육을 주요 사업으로 등록했으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의 전신인 ‘글로벌 국제학교(Global International School)’는 이미 수년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19년 당시 “매월 30일까지 학비를 내지 않으면 학생을 등교시키지 말라”는 고압적인 공고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에도 하노이 교육청이 발표한 11개 공식 국제학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버젓이 ‘국제’ 명칭을 사용해 학부모들을 현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피해 학부모들은 “4년 동안 국제학교 수준의 비싼 학비를 냈는데, 아이의 학업 이력이 통째로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 당국의 관리 감독 소홀을 지적하며, ‘국제’ 명칭을 사용하는 사설 교육 기관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일부 학생들은 다른 교육 기관으로 옮겨갔으나, 미비한 서류 탓에 이전 학업 과정을 인정받기 위한 추가적인 법적 투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