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권사들이 외국인 투자 한도 철폐와 시장 격상 호재를 앞두고 파격적인 자본 확충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업계 1위인 SSI증권은 베트남 증권업계 최초로 자본금 30조 동(약 1조 6천3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1일 현지 신용평가사 S&I 레이팅스(S&I Ratings)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2026년 베트남 증권사들의 총 자본 확충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약 100조 동(약 5조 4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증자 붐’은 최근 발표된 신규 법령(Nghị định 245/2025/NĐ-CP)을 통해 증권사의 외국인 지분 한도가 100%까지 확대되면서 해외 전략적 투자 유치가 용이해진 데 따른 것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SSI증권이다. SSI는 올해 약 9조 2,620억 동의 자본을 추가로 늘려 연말까지 법정 자본금을 30조 동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계획이 성사되면 SSI는 베트남 시장에서 자본금 30조 동 고지를 넘어서는 첫 번째 증권사가 된다.
VIX증권 역시 약 9조 1,890억 동을 증자해 자본금을 24조 5,000억 동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며, VCK증권과 TCX증권도 각각 24조 3,000억 동, 27조 8,000억 동 수준으로 자본 규모를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자본금 늘리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신용공여(마진거래) 한도 부족 때문이다. 현재 호찌민증권(HCM), KB증권베트남(KBSV), MB증권(MBS) 등 주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대출 잔액 비율은 법적 상한선인 200%에 근접(176~194%)한 상태다. 시장 유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출 여력을 확보하려면 자본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2026년 세전 이익 성장 목표를 전년 대비 15%에서 많게는 50% 이상으로 잡았다. 특히 HCM(+56%), VPX(+44%), VCI(+41%) 등 상위권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는 향후 FTSE 지수 편입에 따른 시장 nâng hạng(격상) 이후 거래대금 폭발과 마진 대출 수요 급증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증권사들은 가상자산 거래소 참가, 금 파생상품 시장 진출, 국제 금융 센터 내 자회사 설립 등 수익원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대형 증권사들의 성공적인 상장에 이어 올해는 카피(Kafi), HDBS, OCBS 등 중견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시장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I 레이팅스 관계자는 “대규모 증자는 증권사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도 “주식 수 증가에 따른 가치 희석 리스크와 확충된 자본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