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 검진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지 불과 몇 달 만에 암 진단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른바 ‘간격 암(Interval cancer)’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검진 결과가 ‘평생 보험’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검사 사이의 공백기에도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7일 의료계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하노이의 한 병원에서는 위염 진단을 받았던 70세 남성이 한 달 만에 위암 1기 확진을 받았다. 첫 조직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으나, 의심을 거두지 않고 대형 병원을 다시 찾은 끝에 암세포를 발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암세포가 처음부터 존재했더라도 조직 검사용 바늘이 우연히 악성 부위를 비껴갔을 때 발생하는 ‘위음성(거짓 음성)’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처럼 검진 주기 사이에 암이 발견되는 ‘간격 암’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으로, 일부 암세포는 증식 속도가 매우 빨라 검사 당시에는 장비로 포착할 수 없는 미세한 크기였다가 불과 몇 달 만에 종양으로 자라나기도 한다. 둘째는 의료 절차상의 한계다. 유방 조직이 치밀해 영상에서 병변이 가려지거나, 대장 내시경 전 장 세척이 불완전해 용종을 놓치는 등의 기술적 변수가 존재한다.
실제로 세계소화기내시경학회(WEO) 등의 자료에 따르면, 내시경 검사 후 새로 발견되는 대장암 비율은 전체의 3~9%에 달한다. 특히 치밀 유방을 가진 여성의 경우 일반적인 유방 촬영술에서 병변을 놓칠 확률이 높아 간격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검진 사이 공백기에 발견되는 암은 대개 크기가 더 크고 생물학적 악성도도 높은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암 검진 결과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응오 반 띠(Ngo Van Ty) 하노이 의대 병원 교수는 “음성 결과는 검사 당일의 상태를 반영할 뿐, 다음 검진 때까지 암이 생기지 않는다는 보증수표가 아니다”라며 “암 예방의 핵심은 개인별 위험 요인에 따라 검진 빈도와 방법을 차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암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은 나이, 가족력, 생활 습관에 근거한 ‘맞춤형 검진’을 권고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등 위험 인자가 있다면 검진 주기를 단축하고, 초음파 대신 MRI와 같은 정밀 장비를 활용하는 식이다. 하 하이 남(Ha Hai Nam) K병원 부과장은 “정상이라는 결과지가 실제 몸 안의 위험을 가리는 눈가리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검진 전이라도 몸에 평소와 다른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