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피시소스는 ‘오트쿠튀르’다”…프랑스 식평가의 이유 있는 도전

출처: Tuoi Tre News
날짜: 2026. 5. 5.

베트남의 국민 조미료이자 상징인 피시소스(눅맘·nuoc mam)를 명품의 반열로 끌어올린 프랑스인이 화제다. 20년 경력의 음식 평론가이자 방송인이었던 베누아 샤이뉴(Benoît Chaigneau)는 호이안에 둥지를 틀고 이른바 ‘오트쿠튀르(Haute Couture)’ 피시소스를 선보이며 베트남 음식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5일 현지 매체와 미식업계에 따르면, 샤이뉴는 최근 호찌민에서 열린 시식 워크숍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베트남 전통 피시소스의 제조 과정과 현대적인 활용법을 전수했다. 그가 만든 ‘추벤(ChuBen)’ 피시소스는 일반적인 대용량 용기가 아닌 100ml 크기의 스프레이나 드롭병에 담겨 판매된다. 가격은 100ml당 20만 동(약 1만 원)을 상회해 시장 평균보다 훨씬 높다.

샤이뉴는 고가 정책에 대해 “품질은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내장이 비어 풍미가 가장 깔끔한 밤 11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 잡힌 6cm 길이의 멸치만을 고집한다. 또한 모든 향신료는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며, 전통 방식에 따라 나무통에서 발효시킨 뒤 다시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6~8개월간 숙성하는 등 병에 담기기까지 거의 2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의 베트남 정착기는 한 편의 영화 같다. 2020년 관광객으로 왔다가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그는 광남성의 한 피시소스 장인 집 앞에서 사흘간 해먹을 치고 버틴 끝에 비법을 전수받았다. 하루 12시간, 주 6일 근무에 월급 500만 동(약 26만 원)이라는 혹독한 조건이었지만, 그는 지중해 고향에서 즐겨 먹던 멸치의 풍미를 베트남 피시소스에서 재발견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샤이뉴의 혁신은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철학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소스 표면에 결정화된 소금을 ‘꽃소금(muoi mam)’으로, 액체를 짜고 남은 멸치 찌꺼기를 말려 ‘멸치 파우더(xac mam)’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축사 사료로 쓰이던 멸치 찌꺼기는 그의 손을 거쳐 kg당 250만 동(약 13만 원)에 달하는 고급 조미료가 되어 미쉐린 스타 셰프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그의 꿈은 베트남 피시소스를 일본의 간장처럼 전 세계 주방의 필수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샤이뉴는 “간장도 20년 전에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아시아인들만 먹는 소스였지만 지금은 서구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전 세계 어떤 요리에도 어울리는 보편적인 링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그는 호이안에서 자신의 피시소스를 활용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커피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피시소스를 곁들이는 등 고정관념을 깨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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