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 지역의 산업용지 임대료가 지난 10년 사이 2배 이상 급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외국인 투자 유입과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면서 베트남 남부가 아시아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산업단지의 평균 임대료는 2016년 ㎡당 84달러에서 2025년 말 기준 약 185달러로 120% 상승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9%를 상회하는 수치로, 베트남 부동산 시장 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강력한 상승 동력을 보여준 세그먼트로 꼽힌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84달러였던 임대료는 2019년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1년에는 글로벌 무역 정체로 상승 폭이 둔화하며 105~110달러 선을 유지했으나, 2022년부터 본격적인 폭등기에 진입했다. 2022년 135달러였던 임대료는 2023년 178달러로 수직 상승했으며, 2026년 1분기 현재 호찌민시는 ㎡당 270달러로 지역 내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이 꼽힌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 기지 다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베트남이 가장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안정적인 투자 환경과 아시아 공급망 내 전략적 위치가 수요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인프라 개선 역시 임대료 상승을 뒷받침했다. 고속도로, 순환도로, 심해항 및 국제공항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물류 비용이 절감되고 산업 발전 공간이 확장됐다. 특히 호찌민, 빈즈엉, 바리아붕따우, 동나이, 떠이닌 등 남부 주요 경제권은 완벽한 제조 생태계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1순위 타깃이 되고 있다.
산업용지뿐만 아니라 완공된 공장 및 창고 임대 시장도 활황이다. CBRE에 따르면 남부 지역 완공 공장의 임대료는 ㎡당 월 5.2달러, 창고는 5.07달러 수준이며 임대율은 각각 93%와 80%에 달한다. 특히 이커머스, 소매업, 하이테크 제조 기업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물류 창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남부 산업 부동산 시장이 단순한 저임금 기반의 부지 제공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생산 허브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CBRE 관계자는 “향후 임대료 상승 폭은 입지와 인프라 수준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항만, 공항, 고속도로 인근의 핵심 요충지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