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이키·아디다스부터 HOKA·언더아머 독점 유통
– 베트남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석권하다
호찌민시 7군 크레센트 몰(Crescent Mall) 1층. 약 1,000㎡에 달하는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 가득 내걸린 러닝화와 트레이닝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주말 오후면 베트남 젊은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이곳은 슈퍼스포츠(Supersports) 베트남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다. 나이키(Nike)와 아디다스(adidas)는 물론, HOKA·언더아머(Under Armour)·컬럼비아(Columbia)·스피도(Speedo)·크록스(Crocs)에 이르기까지 40여 개 이상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한 지붕 아래 모였다. 이른바 ‘스포츠 유통의 원스톱 숍(One-stop Shop)’이다.
슈퍼스포츠는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강력한 스포츠 용품 소매·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태국 최대 스포츠 소매 브랜드인 슈퍼스포츠는 소매 스포츠 용품, 독점 유통망, 라이선스 사업 등 세 가지 핵심 사업 부문을 운영하며 태국과 베트남 주요 도시 전역에 진출해 있다. 화려한 외관 뒤에는 태국 최대 유통 그룹인 센트럴 리테일(Central Retail Corporation, CRC)의 자본력과 수십 년 노하우가 단단히 받치고 있다.

1997년 태국에서 탄생, 베트남으로 건너온 스포츠 유통 제국
슈퍼스포츠는 1997년 태국에서 설립된 스포츠 용품 소매·유통 전문 기업으로, 베트남에서는 ‘지티에프(GTF Co., ltd)’라는 법인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기업인 센트럴 리테일(CRC)은 태국 최대 유통 그룹이자 센트럴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태국·베트남·이탈리아 세 나라에서 백화점·편의점·전문점·슈퍼마켓·하이퍼마켓·온라인 플랫폼 등 다채널 방식으로 운영되며 식품·패션·전자가전·부동산 등 네 개 사업군을 아우른다. 센트럴 리테일의 베트남 법인은 2012년 설립됐다.
슈퍼스포츠가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다. 베트남 1호점은 하노이 최고급 쇼핑몰 빈컴 센터 바찌에우(Vincom Center Ba Trieu)에 450㎡ 규모로 문을 열었고, 이어 하노이 빈컴 메가몰 타임스시티(Vincom Mega Mall-Times City)에 800㎡짜리 플래그십 스토어 입점과 호찌민시 내 추가 출점을 잇따라 추진했다. 당시 슈퍼스포츠를 이끌던 CRC 스포츠 최고경영자 토스 찌라티왓(Tos Chirathivat)은 베트남 시장 진출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베트남은 9,000만 명에 달하는 거대 인구와 60%에 육박하는 젊은 층의 높은 구매력, 연간 10% 이상의 소득 증가율, 그리고 연 19.5% 이상 성장하는 소매 시장을 갖춘 최고의 기회의 땅”이라는 것이었다.
그 판단은 정확했다. 오늘날 슈퍼스포츠 베트남은 전국 7개 주요 도시에 17개 이상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며, 페이스북 팔로워 32만 명을 보유한 베트남 스포츠 유통 업계의 압도적 1위 사업자로 성장했다.

“진품만 판다”… 40개 브랜드의 공인 유통 파트너
슈퍼스포츠의 가장 강력한 경쟁 무기는 단연 ‘정품 보증’이다. 짝퉁 제품이 시장 곳곳에 넘쳐나는 베트남 소비 환경에서, 공인된 브랜드 파트너십은 곧 브랜드 신뢰로 직결된다.
슈퍼스포츠 베트남은 나이키·아디다스·퓨마·크록스 등 30개 이상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 소매 유통망을 보유하는 동시에, 언더아머(Under Armour)·HOKA·컬럼비아·필라(Fila) 등은 베트남 내 독점 공식 유통을 맡고 있다. 이 독점 유통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에서 나아가, 슈퍼스포츠가 해당 브랜드의 국내 공식 수입·마케팅·사후관리 전반을 책임지는 구조다.
주목할 만한 것은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이다. 슈퍼스포츠는 미국·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인 언더아머·뉴발란스·HOKA One One·필라·스피도·테바(Teva)·조그스(Zoggs)·베넘(Venum)·크록스·엘리스(Ellesse)부터 아디다스·나이키·스케쳐스·퓨마·아식스 등 베트남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축구 팬을 위한 리버풀 FC(LFC) 공식 유니폼과 굿즈도 슈퍼스포츠를 통해 정식 구매할 수 있다.
매장 형태도 다양하다. 슈퍼스포츠는 여러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 스포츠 리테일 스토어 ‘슈퍼스포츠’와 크록스·뉴발란스처럼 단일 브랜드에 특화한 전문 매장,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일반 소비자부터 특정 브랜드에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까지 폭넓게 공략하고 있다.

단순 판매점을 넘어서…’스포츠 문화 플랫폼’을 꿈꾸다
슈퍼스포츠 베트남의 전략은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센트럴 리테일의 앤드류 페어럴(Andrew Fairall) 스포츠·라이프스타일 부문 대표는 크레센트 몰 매장 개점 당시 “슈퍼스포츠는 베트남 스포츠 커뮤니티를 위한 원스톱 숍, 즉 모든 종목의 용품을 가장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슈퍼스포츠는 오프라인 매장의 대형화·고급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크레센트 몰 플래그십 스토어는 스포츠 용품 판매 공간을 넘어 복싱 브랜드 베넘의 격투기 장비, 조그스·스피도의 수영 전문 코너, 리버풀 FC 공식 굿즈존 등 테마별 전문 구역을 배치해 마치 스포츠 백화점을 연상케 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유명 스포츠 스타와의 개점 이벤트도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으로 활용됐다.
온라인 채널 확장도 병행하고 있다. 쇼피(Shopee) 공식몰 운영은 물론, 라이브커머스·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MZ세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중고 신발 기부 프로그램 등 사회공헌 캠페인도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슈퍼스포츠 베트남은 2026년 1월 중고 운동화 기증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역 커뮤니티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경쟁 심화하는 시장… 데카틀론·현지 업체와의 ‘정품 전쟁’
슈퍼스포츠의 앞길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프랑스계 스포츠 유통 공룡 데카틀론(Decathlon)이다. 데카틀론은 현재 전 세계 79개국에서 1,817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스포츠 소매 업체로, 베트남에서도 자사 PB(자체 브랜드) 제품 중심의 공격적인 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슈퍼스포츠의 무기는 ‘정품 프리미엄 브랜드’다. 짝퉁이 판치는 베트남 시장에서 나이키·아디다스 정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슈퍼스포츠를 찾는다. 실제로 슈퍼스포츠는 ‘아디다스 정품 구별법’ 같은 소비자 교육 콘텐츠를 발행하며 ‘정품 유통 전문점’으로서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가짜 제품 범람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역설적으로 슈퍼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더욱 공고히 한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해외 브랜드에 대한 경험과 안목이 쌓일수록, 베트남 소비자들의 정품 수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슈퍼스포츠가 바로 그 수요를 정면으로 공략하는 플레이어다.

베트남의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혁명, 그 한가운데 슈퍼스포츠가 있다
베트남은 지금 스포츠 문화의 대전환점에 서 있다.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30대 이하인 젊은 국가에서, 건강과 운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일상이 되고 있다. 러닝화 한 켤레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시대가 열렸고, 피클볼 라켓과 HYROX 전용 트레이닝복은 새로운 문화 코드가 됐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스포츠 경제가 2030년까지 연평균 8~15% 성장을 지속하며 글로벌 스포츠 시장의 새로운 프런티어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 슈퍼스포츠가 있다. 슈퍼스포츠 베트남은 스스로를 “베트남 스포츠 용품 공인 소매·유통 분야의 1위 기업”으로 규정하며,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부터 언더아머·HOKA·컬럼비아 독점 유통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997년 태국의 한 스포츠 용품점에서 출발한 브랜드가 30년 가까운 세월을 거쳐 베트남 스포츠 유통의 절대 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베트남 사람들이 러닝화 끈을 조이고 운동복 지퍼를 올릴 때마다, 슈퍼스포츠의 쇼핑백이 그 곁에 있다. 그것이 바로 이 브랜드의 진짜 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