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선도 기업들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홍콩에서 뛰어난 언어 능력과 역동적인 신체 기능을 선보이며 미래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 홍콩 컨벤션 전시센터에서 개막한 두 개의 대형 전시회에는 100여 대 이상의 로봇이 출격해 전 세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인 ‘아지봇(AGIBOT)’의 ‘X2 울트라’ 모델이다. 초등학생 정도의 크기인 이 로봇은 만다린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관람객의 질문에 답하고,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특징을 정확히 묘사하는 지능을 보였다. 아지봇의 홍콩 대리점 관계자는 “이 로봇은 단순한 기계를 넘어 노인과 어린이의 교사나 친구 역할을 하며 인간에게 정서적 만족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기술 조사 기관 옴디아(Omdia)의 평가에 따르면 아지봇,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유비테크(UBTech) 등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량 측면에서 1티어 벤더로 꼽혔다. 특히 아지봇과 유니트리는 지난해 각각 5,000대 이상의 범용 지능형 로봇을 출하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은 2025년 기준 140개 이상의 제조업체와 330여 종의 로봇 모델을 보유하며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전에 본사를 둔 ‘엔진AI(EngineAI)’는 앞구르기와 백플립 등 고난도 동작이 가능한 ‘PM01’ 로봇을 선보였다. 엔진AI 관계자는 “중국은 저비용 엔지니어링과 기업 간의 활발한 기술 공유를 통해 미국과 유럽에 비해 제조 단가와 개발 속도 면에서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올해 중국 내 공장 두 곳을 가동해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대화뿐만 아니라 복싱 동작을 수행하거나 모래 그림을 그리고, 보안 순찰 도중 그물을 발사해 용의자를 체포하는 등 다양한 특수 기능을 갖춘 로봇들이 시연됐다. 특히 일부 업체는 멀리서 보면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외형을 가진 로봇들을 전시했다.
선전 ‘DX 인텍(DX Intech)’은 부드러운 합성 소재로 제작된 여성형 로봇을 선보여 안내 데스크와 박물관 가이드 로봇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이 회사는 이미 400대 이상의 로봇을 판매했으며, 이들은 현재 중국 본토의 박물관과 정부 기관에서 방문객 안내 및 투어 가이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봇 기술의 다음 단계가 실제 인간처럼 표정을 짓고 호흡하는 듯한 정교한 신체 구조를 갖추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계와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 격차를 줄이고, 인간의 의사결정과 과업 수행을 돕는 정서적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번 전시는 중국의 로봇 굴기가 단순한 연구 단계를 넘어 실생활과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음을 입증하는 자리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