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금융업계의 핵심 축인 은행권이 지난 10년간 연평균 25퍼센트에 달하는 기록적인 이익 성장을 기록하며 주식시장과 국가 경제의 최대 주도주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실채권(NPL) 정리와 코로나19 시기의 특수, 디지털 전환의 약발이 점차 가라앉으면서 향후 성장률이 정상 궤도로 회복되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30일 베트남 금융업계와 현지 소식에 따르면 에스에이치에스(SHS)증권의 금융시장 수석 전문가인 도안 티 안 응우External엣(Đoàn Thị Ánh Nguyệt) 연구원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2016년부터 2025년까지의 10년은 베트남 은행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구가한 ‘황금기’였다고 평가했다. 이 기간 은행권의 세전이익은 매년 평균 25퍼센트씩 급증하며 자산 규모와 대출 잔액 모두 시스템 전반으로 크게 확대됐다.
응우엣 연구원은 지난 10년의 성장을 세 가지 구조적 단계로 나누어 분석했다. 첫째는 2011~2015년의 부실채권 위기 극복기다. 과거 무분별한 신용 팽창의 여파로 자산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되어 일부 부실 은행이 0동에 강제 매ác되는 등 전체 부실채권 비율이 5퍼센트(일부 부실 은행 포함 시 17퍼센트 이상)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정부의 금융 구조조정 대책과 자산관리공사(VAMC)를 통한 부실채권 매입으로 유동성 물꼬가 트이며 부실채권 비율을 3퍼센트 미만으로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둘째는 2016~2019년의 낮은 기저효과에 기반한 본격적인 회복기다. 통제됐던 신용대출이 다시 확대되고 부실채권 상각 비용(충당금)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앙은행(SBV)이 국제 은행 자본 건전성 기준인 ‘바젤 II’ 도입 로드맵을 가동하면서 이를 조기에 충족한 우량 은행들에 더 높은 신용성장 한도(룸·Room)를 차등 부여함으로써 은행 간 질적 분화가 본격화됐다.
셋째는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이례적인 폭발적 성장기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하하자, 은행들의 예금 수신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극대화됐다. 또한 당국이 일시적으로 수해 및 전염병 피해 기업의 대출 부실 분류를 유예하고 충당금 적립을 최대 5년에 걸쳐 분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단기 rptwjd rorwp상 비용 부담이 유예됐다. 이 시기 비대면 결제 확대로 저원가성 예금(CASA)과 고객 기반이 급증했고,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 회사채 시장으로 흘러들며 은행들은 막대한 수수료 및 이자 수익을 올려 기초 체력(자본 완충력)을 다졌다.
그러나 2023년 이후 현재까지 은행권은 급격한 비정상적 성장세를 뒤로하고 성장률이 18퍼센트 안팎으로 수렴하는 ‘정상화(Normalisation)’ 과정을 겪고 있다. 시장 금리가 제자리를 찾고 소매금융 경쟁이 심화되면서 순이자마진이 축소된 데다, 코로나19 시기 유예됐던 대출의 만기 도래로 부실채권 비율과 충당금 적립 부담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응우엣 연구원은 현재의 18퍼센트 성장률이 훨씬 지속 가능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대출 공급(신용성장)의 총량 체계가 자본 구조의 한계에 봉착했고 베트남의 GDP 대비 신용 비율이 위험 수위에 육박함에 따라 중앙은행의 통제가 엄격해진 만큼 앞으로는 질적 경영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은행권의 고성장을 이끈 3대 핵심 동력으로 ▲동남아 최고 수준인 연평균 15퍼센트 규모의 신용대출 확대 ▲방카슈랑스(2018~2022년 붐) 및 디지털 결제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의 다변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총영업이익경비율(CIR)의 획기적 개선(50퍼센트 수준에서 35퍼센트 선으로 하락)을 꼽았다. 특히 베트남 은행들은 자기자본이 위험자산의 8~10퍼센트에 불과해 높은 금융 레버리지를 활용하므로, 이자마진이 소폭만 개선되어도 전체 자산 규모가 워낙 커 이익 총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VP뱅크, 테크콤뱅크, MB뱅크 등이 소매금융과 개인 고객 생태계를 선점하며 신흥 강자로 급성장했다.
은행권의 이익 체질 역시 10년 전과 비교해 바젤 II 달성을 통한 자본금 확충, 저원가성 예금 증대로 인한 조달 비용 절감 등 운영 역량 면에서 실질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들어 부동산 대출 쏠림 현상과 금리 상승 기조가 맞물리면서 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NPL 대포 보충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이며, 특히 일부 민간 상업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은 은행권 전체 수치보다는 개별 기관의 자산건전성을 옥석 가리기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금융당국의 역할에 대해 응우엣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매년 개별 은행에 부여하는 ‘신용성장 한도’가 사실상 시장의 잠재 이익을 배분하고 과도한 출혈 경쟁을 막아 업계의 마진을 보호하는 방어벽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2~2023년 부동산 및 회사채 시장 경색 국면과 역대 최대 규모의 행정 관리에 들어갔던 사이공상업은행(SCB) 사태 당시 중앙은행이 신속한 유동성 공급과 시장 안정화 조치로 시스템 리스크 확산을 차단한 점을 언급하며, 향후 바젤 III 도입 등 글로벌 기준의 자본 안전성 요구가 커질수록 디지털 생태계와 자산관리 등 비이자 수익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 은행들의 미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