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첫 시범 운항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만 해소되면, 북극해를 향한 한국 최초의 컨테이너선이 예정대로 이달 말 부산항을 출발할 전망이다.
시범 운항 준비 막바지…사업자·선박 확정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북극항로 시범 운항 준비작업은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한 범정부 조직인 북극항로 추진본부는 시범 운항 사업자로 부산에 거점을 둔 선사 팬스타라인닷컴을 선정하고, 투입 선박도 확정했다.
이번 시범 운항은 이달 말 부산항을 출발해 러시아 쪽 북극해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사업으로, 왕복에 40~45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 경유 대비 운송 거리를 36% 단축할 수 있어 물류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마지막 관문으로 부상
준비작업의 9부 능선을 넘은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가 마지막 관문으로 대두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대부분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통과해 러시아의 협력이 필수적이나,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가 상존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한국 선박이 러시아 쪽 북극항로에 진입할 경우 항로 안내와 기상 정보 등의 서비스를 러시아 측으로부터 제공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규모가 작더라도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제재 대상국과 거래한 기관에 대한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미국 등 서방 관련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며, 정부는 현재 막판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정학적 리스크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 의회에 대러 제재 법안이 계류 중인 데다 최근 국제 정세 변화가 녹록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