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의 안정적인 직장과 삶을 뒤로하고 마음의 치유를 위해 베트남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30대 독일인 여성 약사가 현지 메콩강 삼각주 출신의 청년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깐토(Cần Thơ)시에 보금자리를 꾸리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30일 람동성 및 메콩델타 정주 인구 다문화 가정 지원센터 종합 공시 보도에 따르면,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Oberstdorf) 출신의 애니(Anni·31) 씨는 과거 촉망받는 약사이자 대형 약국의 운영 책임자였다. 그러나 치열한 비즈니스 압박과 주변의 높은 기대치로 인해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고, 결국 지난 2022년 말 약국 문을 잠정 폐쇄하고 동남아시아로 힐링 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방문한 호찌민시 호티끼 야시장에서 땀을 흘리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손님들과 소통하는 반쎄오(Bánh xèo) 가게 주인의 소박한 행복을 목격한 애니 씨는 큰 심경의 변화를 겪었다. 이후 독일로 돌아가 자산을 모두 처분한 뒤, 2023년 7월 베트남으로 돌아와 현지인처럼 생활하며 깐쭈아(Canh chua), 분다우맘톰(Bún đậu mắm tôm) 등 로컬 음식을 즐기며 마음을 치유해 나갔다.
이후 독일로 돌아가 영어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베트남어를 독학한 애니 씨는 2024년 말 세 번째로 베트남을 찾았고, 끼엔장성 락자(Rạch Giá)의 한 카페에서 운명적인 동반자인 카인 뜨엉(Khánh Tường·34) 씨를 만났다. 까마우성 출신의 뜨엉 씨 역시 소프트웨어 기업의 영업 팀장직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다. 뜨엉 씨는 일주일간 애니 씨와 함께 메콩강 수로와 수상 시장을 안내하며 사랑을 키웠다. 그러나 비자 만료로 애니 씨가 독일로 돌아가야 하자, 뜨엉 씨는 폭우를 뚫고 깐토에서 호찌민 공항까지 오토바이로 8시간을 달려가 “너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라고 공항에서 극적인 프러포즈를 감행했다. 이에 감동한 애니 씨는 한 달 만에 베트남으로 영구 입국했다.
두 사람은 깐토에 정착해 작은 호스텔 방을 빌려 ‘빌라 빈안(Villa Bình An)’이라는 홈스테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초기 체류 서류(비자 런) 문제와 임신 중 국경을 넘나들어야 하는 혹독한 법적 행정 조율 과정의 피로감으로 한때 독일 귀국을 고심하기도 했으나, 두 사람의 굳건한 신뢰로 위기를 극복했다. 올해(2026년) 초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설(뗏) 명절을 맞이했던 애니 씨는 마침내 남편 뜨엉 씨의 보살핌 속에 건강한 딸 ‘마이(Mai)’를 출산했다. 현재 애니 씨는 깐토에서 유창한 베트남어로 소통하며 아오자이를 입고 절을 찾는 등 완벽한 현지인이 되었으며, 홈스테이를 기반으로 외국어 및 문화 교육 클래스를 준비 중이다. 애니 씨는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에서 찾은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단순한 새 직업이 아니라 진정한 가족이자 잃어버렸던 나 자신”이라며 수 세기를 뛰어넘은 국경 간 사랑의 성공 지표를 공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