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지상군 병력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 내륙 깊숙이 진격하며 남부 지역의 유서 깊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고대 십자군 전쟁 유적인 ‘보포르(Beaufort) 성채’를 전격 장악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2000년 레바논에서 철수한 이후 무려 26년 만에 감행한 가장 깊은 수준의 내륙 진격 작전이다.
2일 AP·AFP 통신과 중동 외교 안보 사정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인근 벼랑 끝에 위치한 중세 보포르 성채 상층부에 이스라엘 국기가 전격 게양됐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성채 점령 직후 포병 부대의 엄호 사격 속에 주변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군 작전 지침에 따라 레바논 남부 자하라니강 이남과 리타니강 이북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북쪽으로 즉시 대피하라는 대규모 강제 피난령(Sơ tán)을 발령했다.
이번 보포르 고지 점령은 이스라엘 안보 사정당국의 마스터플랜에 따라 전격 집행됐다.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 국방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명령과 본인의 작전 지침에 따라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리타니강을 건너 레바논 남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천연 요새인 보포르 고지를 완전히 통제 하에 두었다”고 공식 확약했다. 카츠 장관은 이번 작전이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군의 작전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디딤돌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후 공식 선상에서 이번 레바논 작전을 통해 수천 명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을 소탕하고 수백 제곱킬로미터(㎢)의 영토를 통제하는 낙수효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스라엘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력은 자신들의 영토를 잃게 될 것”이라며 영토 점령을 통한 완강한 사법적·군사적 보복 기조 가이드라인을 재차 확인했다.
이스라엘 군이 장악한 보포르 성채는 과거 1982년 레바논 침공 당시에도 이스라엘 군이 점령해 약 20년간 전방 전초기지로 활용하다가 지난 2000년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철수했던 역사적 장소다. 격렬한 포성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전선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 군은 리타니강 이북 지역까지 공세 스케일을 키우며 헤즈볼라의 군사 인프라를 뿌리 뽑기 위한 무차별 폭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와프 살람(Nawaf Salam) 레바논 총리는 전날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의 이번 진격을 ‘민간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이자 영토 파괴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살람 총리는 이스라엘을 향해 즉각적인 조건 없는 종전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고, 레바논의 주권 영토와 마을을 초토화하며 주민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초법적 군사 행동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이 레바논과의 직접 평화 회담을 불과 이틀 앞두고 영토 깊숙이 깃발을 꽂는 압박 전술을 단행함에 따라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