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가득한 급식과 일상적 예방”…한국인 기대수명 20년간 8년 연장, 미국은 하락세

출처: VnExpress
날짜: 2026. 5. 31.

한국이 영양 균형을 맞춘 학교 급식과 일상적인 신체 활동, 그리고 예방 중심의 저렴한 의료 시스템에 힘입어 지난 20년간 기대수명을 8년 가까이 늘린 반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은 글로벌 장수 순위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1일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베테랑 테크 저널리스트인 카라 스위셔(Kara Swisher)는 글로벌 장수 붐의 과학적 배경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카라 스위셔의 영원한 삶(Kara Swisher Wants to Live Forever)’을 통해 한국을 집중 조명했다. 스위셔는 한국인의 장수 비결이 비싼 바이오테크 기술이 아닌, 일상적인 생활 습관과 국가적 시스템에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부터 2021년 사이 기대수명이 7.94년이나 급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장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 반면 과거 선진국 평균 수준을 유지했던 미국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피터슨-KFF 보건시스템 트래커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기대수명은 79.0년으로, 다른 부유한 비교 대상 국가들의 평균인 82.7년보다 약 3.7년이나 낮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5’ 보고서에서도 미국은 이미 수년 전 기대수명 80년 고지를 넘어선 한국, 일본, 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에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셔는 두 나라의 가장 극명한 차이가 학교 급식실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짚었다. 그가 서울의 한 학교 급식실을 방문했을 때, 한국 학생들은 쌈채소와 부추무침, 김치, 제철 과일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군말 없이 먹고 있었다. 미국의 어린아이들이라면 기피했을 법한 메뉴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김연주 학교 영양사는 “한국은 학창 시절 내내 무상 급식을 제공하며, 식단은 영양 공급뿐만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 교육을 목적으로 정밀하게 설계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1~5세 미국 어린이의 절반 가까이가 매일 채소를 먹지 않으며, 3분의 1은 과일을 매일 섭취하지 않는 등 심각한 영양 불균형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식습관 문제는 성인으로도 이어진다. 유럽임상영양학저널에 발표된 2025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 3만 1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47퍼센트가 지중해식 식단이나 마인드(MIND) 식단 등 건강한 식습관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채소, 통곡물, 살코기 단백질을 멀리하고 가공식품을 즐기는 식습관은 수십 년에 걸쳐 인지 기능 저하와 조기 사망 위험을 극대화한다.

장수를 떠받치는 두 번째 기둥은 ‘지속적인 활동’과 ‘사회적 유대감’이다. 이화여대 의료원 신경과 김건하 교수는 실제 나이보다 수십 년 젊은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한국의 ‘슈퍼에이저(SuperAgers)’들을 연구한 결과, 규칙적인 운동과 강한 사회적 관계,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성향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독자들을 위해 요리법과 스킨케어, 운동 영상을 공유하는 79세의 유명 실버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역시 장수의 비결로 친구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꼽으며 “하루 종일 친구들과 웃고 떠드느라 아플 틈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게재된 2025년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인기 내내 활발한 신체 활동을 유지한 이들은 조기 사망 위험이 최대 40퍼센트 감소했다. 반대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은 조기 사망 위험이 32퍼센트나 높았으며, 일주일 단위로 문화 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생물학적 노화를 약 4퍼센트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 나라의 수명을 가른 마지막 핵심 요인은 의료 시스템이 ‘치료’와 ‘예방’ 중 어디에 방점을 찍고 있느냐이다. 미국 로마린다 의과대학 예방의학과의 카렌 스투더(Karen Studer) 학장은 “현재 미국 의료 시스템은 질병 예방에는 거의 보상하지 않고 오직 치료에만 막대한 돈을 지불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보험사들은 심장 우회 수술에는 수천 달러를 아낌없이 지급하지만, 정작 심장병을 원천 예방할 수 있는 정기 의사 상담 진료비는 거의 보전해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은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바탕으로 가벼운 감기나 허리 통증만 있어도 동네 의원을 찾는 ‘예방적 의료 이용’이 일상화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장수하기 위해 예방접종과 정기 검진을 거르지 않고, 근력 운동을 포함한 신체 활동을 늘리며, 채식 위주의 식단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동시에 전 전동담배, 흡연, 음주를 과감히 끊는 주도적인 건강 관리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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