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60일 무비자 철회 이어 관광세 인상 검토…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

태국, 60일 무비자 철회 이어 관광세 인상 검토…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

출처: VnExpress Travel
날짜: 2026. 5. 21.

태국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60일 무비자 체류 정책을 전격 철회한 데 이어, 입국 시 부과하는 이른바 ‘관광세(입국료)’ 금액을 기존에 예고했던 300바트(약 1만 1천 원)보다 더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과 외국인들의 현지 의료비 미납으로 인한 재정 부담이 커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태국 관광체육부 및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라삭 판차론워라꾼(Surasak Phancharoenworakul) 태국 관광체육부 장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외국인 입국객에게 징수할 관광세 금액을 이전에 제안된 300바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당초 지난 2020년부터 이 제도의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학계와 업계의 반발 등으로 시행을 여러 차례 미뤄왔다.

태국 당국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기습적인 금액 인상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흐름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외국인 여행자 보험 비용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현지 보건 당국의 조사 결과,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현지 최고급 민간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은 뒤 병원비를 내지 않고 본국으로 도주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발생한 의료비 미납 손실액만 연간 약 25억 바트(약 7,6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방콕 당국은 이 관광세로 확보된 재원의 대부분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태국 땅을 밟는 순간부터 적용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사고 예방 보험 기금’에 직접 배정할 방침이다. 나머지 자금은 전국 주요 관광지의 문화재 보존 및 유지 보수, 국가 관광 인프라 고도화 사업에 투입된다.

다만 관광세 징수가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입국 심사 정체를 유발해 관광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관광체육부는 현재 두 가지 징수 모델을 두고 최종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첫 번째 안은 항공권 가격에 관광세를 미리 포함해 일괄 결제하는 방식이다. 승객이 공항에 내린 뒤 별도의 결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항공사들의 예매 시스템으로는 외국인 순수 관광객과 현지인, 출장 목적의 비즈니스맨, 면제 대상 그룹 등을 전산상으로 완벽히 분류해내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장벽이 있다.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태국 정부는 일단 모든 승객에게 세금을 거둔 뒤, 자국민과 면제 대상자들이 추후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정해진 기한 내에 환급을 신청하도록 하는 복잡한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두 번째 안은 태국 입국 시 모든 외국인이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태국 디지털 입국 카드(TDAC)’ 시스템과 연계해, 입국장 심사대에서 QR코드 스캔 등으로 직접 결제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승객의 비자 형태와 입국 목적을 정확히 식별해 면제 대상을 가려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입국 구역에서 결제 단계가 하나 더 추가되면서 심각한 병목 현상과 입국 승객들의 대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종 세액은 관광 업계와 태국 손해보험협회가 적정 수준의 보험료 분담안에 합의하는 대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현지 관광 업계는 이러한 증세 움직임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티엔쁘라싯 차이야빳뜨라눈(Thienprasit Chaiyapatranun) 태국호텔협회(THA) 회장은 “관광 당국은 이 프리미엄 보험 기금이 정확히 어떤 범위의 사고와 질병까지 보장해 주는지 명확한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라며 “외국인들이 유발하는 어떤 유형의 사고가 현지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주는지 분석하고,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이나 대형 재난 상황도 보장 범위에 포함되는지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지언했다.

이번 관광세 인상 카드 도입 검토는 태국 정부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93개 국가 및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행해 오던 ’60일 무비자 체류 정책’을 전격 폐지하고, 과거의 15~30일 규정으로 전격 회귀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와 파장이 더 크다. 비자 규정을 다시 옥죄기 시작한 것은 외국인들이 무비자 제도를 악용해 현지에서 불법 취업이나 불법 체류 등 범죄 행위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비자 요건 강화와 입국 비용 인상이라는 쌍두마차 악재가 겹치면서 태국 관광 산업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특히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로 인해 당초 태국 정부가 공언했던 올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치인 3,300만 명 달성이 불투명해지자, 관광체육부는 태국관광청(TAT)에 핵심 마케팅 전략과 수요 예측치를 전면 수정하라고 긴급 지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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