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의 강렬한 서쪽 햇빛이 내리쬐는 열악한 향(向)의 한계를 독창적인 가동식 루버 디자인으로 극복하고, 자연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한 현대식 협소 주택이 호찌민시에 건립되어 눈길을 끈다.
17일 건축 디자인 업계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호찌민시 내에 대지면적 4.4x11m의 아담한 부지를 활용한 젊은 부부의 단독 주택이 완공됐다. 이 건축물은 전면 화사( mặt tiền)가 서향으로 배치되어 있어, 매일 오후마다 강한 복사열과 직사광선에 전격 노출되는 전형적인 도심 주택의 난제를 안고 있었다.
설계팀은 열 흡수를 차단하기 위해 건물 전면 외벽에 ‘회전식 Lam(루버) 도어 시스템’을 전격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거주자가 필요에 따라 날개의 개폐 각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오후의 따가운 햇볕은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도심의 바람과 자연광은 실내로 부드럽게 들여보내는 차양막 역할을 수행한다. 루버 상부에는 고급스러운 목재 마감을 적용하고 발코니에는 하방으로 길게 늘어지는 덩굴식물을 심어 외관에 수직 녹지축을 형성했다. 햇빛이 루버 틈새를 통과할 때마다 실내 바닥과 벽면에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입체적인 그림자 패턴이 연출되어 공간에 깊이감과 시각적 유희를 더한다.
협소 주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 평면은 면적 최적화 공법으로 정밀하게 규획됐다. 전면 차고지는 진입이 원활하도록 바닥 높이(골조)를 살짝 낮추었으며, 중층(복층) 구조를 안쪽으로 깊숙이 후퇴 배치해 거실의 층고를 높이고 탁 트인 개방감을 확보했다.
진입 현관은 따뜻한 느낌의 목재 루버로 감싸고 상부에는 철골 프레임의 유리 지붕을 얹어 자연광이 아래로 쏟아지도록 유도했다. 거실은 높은 보이드(오픈 천장) 공간 아래 배치돼 복층 및 전면 차고지와 시각적으로 즉각 연결되며, 계단을 외벽 쪽에 바짝 붙여 데드 스페이스를 최소화했다. TV 거치대부터 계단 하부 공간까지 일체형으로 이어지는 목재 수납장을 짜 넣어 시각적 연속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수납 효율을 극대화했다. 거실과 계단 사이에는 슬림한 철골 프레임 유리 파티션을 설치해 시선은 통과시키면서도 공간을 영리하게 분리했다. 좁은 가로 폭의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주방과 다이닝 공간은 외부 오픈 스페이스와 곧바로 맞닿게 설계해 공기 대류를 촉진했다. 주방 하부장은 오크 원목으로, 상부장은 깔끔한 화이트 톤으로 맞추었으며 미드웨이 벽면에는 상큼한 레몬옐로 컬러의 글라스로 포인트를 주었다. 계단 옆에는 미니 바(Bar)를 마련했는데, 이 구역 바닥에 투명한 강화유리를 시공해 아래층이 내려다보이는 독특한 공간감을 연출했다.
가족들의 사적인 방들은 개인별 학습 및 업무, 드레스룸 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올인원 구조로 마감됐다. 부부 침실(마스터룸)은 아늑한 목재 가구들로 통일감을 주었으며 침대 하부에 LED 라인 조명을 매립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이 방은 청량한 스카이블루 톤을 주조색으로 삼아 책상과 책장, 붙박이장을 깔끔하게 매립했다. 아이 방 발코니로 내려오는 상층부의 초록 덩굴은 자연스러운 친환경 커튼 역할을 한다. 건물의 가장 높은 곳인 옥상 테라스에는 아기자기한 조경 정원이 조성되어, 하층부의 복잡한 생활 공간과 완벽히 차단된 정적이고 평온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